[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자본잠식 SS VINA, 구조조정 칼날 어떻게 피했나딜 주도 인연, 동남아 사업 애착…3년간 103억 투자 계획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6 08:20:3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베트남 철근 제조 자회사 'SS VINA'의 존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회사는 2015년 포스코특수강으로부터 인수한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적이 없을 정도로 부실 자회사다. 베트남 건설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 탓에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적자가 이어졌고 급기야 자본잠식까지 빠졌다.그러나 동남아 시장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선뜻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POSCO SS VINA Co., Ltd.(이하 SS VINA)는 지난 2014년 말 포스코특수강으로부터 2414억원에 인수한 베트남 법인이다. 당초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의 자회사로 설립됐지만, 세아그룹에 매각할 당시 베트남 법인은 제외키로 합의한 데 따라 부득이 포스코가 SS VINA를 인수하게 됐다.
SS VINA는 형강·철근 생산법인으로, 포스코그룹이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포스코특수강을 통해 지난 2010년 5월 베트남 붕따우성에 설립했다. 당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정부 주도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 건설경기 붐(Boom)이 기대됐다.
하지만 SS VINA가 생산하는 제품이 그다지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지 경쟁자가 대거 등장한 데 따라 좀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설립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 없을 정도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누적된 적자만 3100억원을 웃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총 8480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까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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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다. 적자폭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철근가격 하락과 높은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당장 흑자로 돌아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 부진 원인이 단순 제품 경쟁력이 아닌 시장의 경쟁자 난립에 따른 문제인 만큼 마땅한 대안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가 부실한 해외 계열사를 쳐내는 칼을 빼들면서 SS VINA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더욱이 지난해 회계실사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장부가액 2414억원 전액을 손상처리 한 데 따라 정리수순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미얀마 등 다른 해외법인 역시 비슷한 사유로 청산 혹은 매각 수순을 밟은 만큼 SS VINA도 같은 처지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유독 SS VINA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녹록치 않은 영업환경과 악성 재무구조만 보면 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사업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어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한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행보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PT.Krakatau POSCO) 제철소'를 찾은 데 이어 두번째로 SS VINA를 방문할 만큼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는 현재 SS VINA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분간은 안정화를 꾀하는 데 집중한 후 새로운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사업보고서 상 투자계획에 SS VINA를 포함시켜, 올해 15억 원을 집행하는 등 3년간 총 10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의 일환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S VINA의 경우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 자본잠식까지 겪고 있어 구조조정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생각보다 포스코가 신중한 편"이라며 "동남아 사업 강화를 위해 일단은 안정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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