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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유시설 가동중단, 국내 정유업체 영향은 유가상승 불가피, 조달 문제 없지만 불확실성 확대 타격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7 09:54:3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최대 석유시설 두 곳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우디 원유 수입국 1위 입지를 차지하는 만큼 조달 등 다양한 문제가 파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정제마진 확대로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환율상승이 가세하면서 원가부담이 더 높아질 것이란 비관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새벽 아람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인근 쿠라이스 유전이 예멘 반군으로부터 드론 공격을 받아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시설에서 처리하는 원유는 1일 600만 배럴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산유량의 약 60%, 전세계 생산량의 5%에 해당한다. 아람코는 즉각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석유패권을 쥐고 있는 아람코의 주요 생산설비가 가동을 중단한 데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당장 원유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조달하는 원유가 전체의 30% 비중으로 제1의 원유수입국이다. 특히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S-oil)이 상당량의 원유를 조달하고 있는만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들 정유사를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은 예상만큼 조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람코가 200만 배럴을 생산할 만큼의 설비를 우선적으로 빠르게 복원시킬 예정이고 원유 비축분과 미국의 전략 비축유 등을 대거 방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어 당장 공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국내 정유사 역시 비축분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는만큼 당장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람코와 계약해 놓은 물량 조달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비축유도 마련해 두고 있다"며 "현지 상황에 대해선 전달받은 게 없으나 국내 들여오는 물량에 대해선 이미 대비해 둔 상황이라 이상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지만 유가 상승 영향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공급문제를 넘어 심리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바로 다음 영업일인 16일 오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 중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달러, 19% 이상 오른 약 7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0년래 최고치로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아람코가 적극적으로 복구 및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생산차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국제유가의 단기 급등은 불가피하다고 점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일회적인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대(對) 이란 정책의 전략 변경도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사의 실적에는 정제마진과 원가 등 두가지 관점에서 영향을 미친다. 우선 유가상승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도 상승하는 데 따라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정유사의 실적 역시 개선될 수 있다. 일부에서 정제마진 개선 기대로 오히려 이번 화재 사건이 정유사들에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반드시 유가 상승폭에 비례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닌데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가 상승분 전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석유화학 제품은 유가 뿐 아니라 수급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생각보다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오히려 유가상승으로 정제마진 개선보다 원가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 현상에 유가상승 이슈까지 겹치면서 정유사들의 원가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환율상승 부담을 수출을 늘리면서 상쇄시켰지만, 공급감소 및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유가 변동성은 원가의 변동성으로 이어져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실 유가상승은 불가피 하다고 보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은 단편적인 분석일 뿐"이라며 "오히려 환율부담 등이 겹치면서 원가부담이 커질 가능성과 유가변동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정유사 실적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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