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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명문가문'을 만든다 [금융회사 VVIP 비즈니스 분석]국내 첫 패밀리오피스 도입, '한국형 록펠러·카네기' 모델 지원

허인혜 기자공개 2019-11-05 08: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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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시장 확대에 따라 초고액자산가를 잡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 영역도 상품에서 법률, 가업승계, 자녀교육·혼사 등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일부 거부(巨富)들은 직접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기도 한다. 금융회사들이 초고액자산가들, 일명 'VVIP' 고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그 현황과 각사별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하며 "부자는 삼대를 가지 못한다"는 격언을 깨고자 했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는 고액 자산과 유지에만 치중한 자산관리만으로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100년 부자'를 위해 가문의 자산관리(WM)라는 기본을 철저히 지키는 한편 2세·후계자 양성의 인적 자산과 문화·사회공헌의 명예를 단단히 쌓아올리며 한국형 명문가의 탄생을 후원하고 있다.

◇재정·가업승계 '올인원'…"'100년 기업'은 관리에서 출발한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는 삼성생명이 2012년 1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초부유층(VVIP) 가문관리 시스템이다. 2002년 업계 최초로 FP(종합자산관리) 센터를 내놓은 이후 10년 만에 문을 열었다. 삼성생명은 WM 서비스를 삼성패밀리오피스(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컨설팅 FP센터(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종합 자산관리 지원의 헤리티지센터로 구분한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총 자산 200억원 이상,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이거나 연 매출 300억원 이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요 고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의 고객은 1200여명(가족 포함)에 이른다. 고객 군은 CEO, 부동산 오너, 개인사업가, 전문직, 은퇴자 등 5개 직군으로 나눴다. 열에 일곱은 법인 CEO로 이뤄졌다. 삼성패밀리오피스 전담 매니저는 10여명으로, 한 매니저(패밀리오피서·FO)당 담당하는 고객은 100여명이다.

서울 역삼동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센터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센터. *출처:삼성생명

초고액자산가가 대상인 만큼 재정관리와 가업승계 컨설팅도 세무·회계·법무·노동·특허 등으로 세분화됐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하나로 재정과 가업승계를 '올인원'으로 지원 받는다. 외부 전문가들도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위해 일한다.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운용시스템을 구축해 재무현황 분석과 미래 목표 제시를 병행한다. 고객 1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역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전략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집약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수도권 지역이 아니더라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지원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부산 지역에 새로운 패밀리오피스 센터를 개소해 부산과 경남 지방의 자산가들을 끌어 당기는 중이다. 수도권과 비교해 자수성가 부자가 많은 지방 지역은 절세와 가업승계 비결에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험사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인 만큼 프리미엄 보험 가입도 안내한다. 삼성생명의 '헤리티지유니버셜종합보험'은 최저 가입금액이 30억원으로 현재 판매 중인 종신보험 중 가장 가입 금액이 높다. 보통 고액 종신보험은 가업승계, 재산승계 절세의 방법으로 주로 사용된다. 프리미엄 보험에 가입하면 부동산 승계시 최대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물지 않으면서 금융재산 상속공제 혜택까지 챙기게 된다. 삼성생명은 자녀에게 저렴한 가격에 계약을 인도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해 뒀다.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위한 FP센터도 자산승계를 돕는다. 자산증식 플래닝의 'GAP'과 자산승계 플래닝의 'TAP' 서비스를 바탕으로 강북, 경인, 경원, 충청, 대구, 호남 등 7개 지역 센터를 운영 중이다.

◇부자, '3대'를 갈 수 있다·…2세 교육·후계자 양성 집중

한 세대만 부자로 살아남거나, 부를 유지하더라도 2세의 평판이 좋지 않다면 그들은 부자 집안일 뿐 명문 가문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가문'의 포문을 열고자 한다면 적어도 2대, 3대에 걸쳐 부와 명예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3대 부자'의 조건은 부와 명예를 유지할 수 있는 후계자 양성이다. 탄탄한 재정만 뒷받침 됐다면 선대의 부를 불려나갈 만한 인재를 키우는 게 대를 잇는 부자, 명문가의 핵심이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가 기존 은행과 증권사 WM,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와 차별점을 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자녀 관리와 후계자 양성, 2세 커뮤니티 관리를 포괄하며 헤리티지 플래닝(Heritage Planning)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2의 록펠러·카네기 가문을 꿈꾸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자산도 가꿔야 한다는 의미다. 패밀리오피스라는 명칭도 1882년 록펠러 가문이 설립한 '록펠러 패밀리 오피스'에서 따왔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70%는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법인 CEO다.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Global Insight Program)이 2세 관리의 핵심이다. 초고액자산가의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가문의 근원, 가문의 발전, 가문의 과제, 가문의 핵심가치를 2세 스스로 고민해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해외 산업 리더들이 2세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한편 2세끼리의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각 기수당 참가 인원도 10~20여명으로 제한해 뒀다. 총 4주간 치러며 국내에서 3주, 해외에서 1주의 과정을 거친다.

지난 7월 진행된 8기 프로그램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주제로 진행됐다. MBA 비즈니스 케이스 스터디로 '내가 회사의 CEO라면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서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인가' 등을 훈련토록 했다. 프로그램은 경제에 국한한 체험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에 방문하더라도 금융뿐 아니라 아트와 관련한 교육도 지원한다.

고액 자산가의 기부 설계도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의 몫이다. 해외 명문가들이 여러 대에 걸쳐 부와 가업, 명망을 함께 잇는 이유를 '평판'에서 찾은 덕이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를 거쳐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이 가입하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회원도 상당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단순히 기부처 리스트를 전달하지 않고 가업에 맞춘 기부처를 짜 준다"며 "후학 양성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공익재산 설립 컨설팅도 지원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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