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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1위 동화기업, '2차전지소재기업' 급변신 [Company Watch]삼성SDI 잡은 '파낙스이텍' 인수…SK이노베이션 신규거래도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30 08:52:5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화자연마루'로 잘 알려진 목재전문기업인 동화기업이 '2차전지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구필수소재와 강화마루 등 건장재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지만 신성장 사업 발굴 차원에서 기존 사업과는 전혀 다른 '전해액'이라는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국내 최대의 전해액 생산기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목재 1위 기업이라는 브랜드파워에서 비롯한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동화기업은 1948년 설립된 건장재 및 목재생산 기업이다. 가구의 필수소재인 PB(파티클보드), MDF(중밀도섬유판) 등 목재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이를 가공해 만드는 가공보드 MFB, 건장재 강화마루 등을 생산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동화자연마루'라는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미지도 구축했다.

MDF시장에선 아시아 최대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고 PB 시장에선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선두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강화마루 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 입지이다. 이처럼 관련분야에서 톱티어(Top-Tier)를 차지한 동화기업은 안정적인 실적기반도 갖추고 있다.

매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며 10년 전 4000억원 안팎의 매출이 8000억원으로 두배 가량 확대됐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00억원에서 900억원 안팎으로 급증했다. 업계 1위라는 입지와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하우 덕에 우수한 수익성 기반을 마련했다. 매년 1000억원대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재무건전성도 확보하고 있다.

동화기업

안전판 역할을 하는 확고한 입지의 사업을 기반삼아 동화기업은 신성장 사업 진출을 꾀하며 2차전지 시장을 주목했다.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오너인 승명호 회장를 중심으로 신사업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이어졌다. 건축 경기 위축 등으로 신사업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부동산 개발이나 중고차 사업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주목한 2차전지 소재사업은 동화기업이 자신감 있게 해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혔다. 2차전지 소재는 전기차 보급 확대의 수혜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동화기업은 목재기업이기는 하지만 이를 가공하면서 접착제와 같은 일부 화학제품 생산에도 나선 바 있기 때문에 관련분야에선 나름의 경험이 있다고 자신했다.

화학사업을 총괄하는 이시준 사장이 SK에너지 연구원 출신이라는 스팩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자신감의 밑천이 됐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사업에 강드라이브를 걸던 2010년 당시 실무에 직접 참여하며 관련 역량을 쌓았던 인물이다. 따라서 동화기업은 2차전지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에 동화기업은 지난달 전해액 제조업체인 '파낙스이텍'을 1179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욱성화학이 지난 2008년 제일모직 전해액사업부를 인수해 분할설립한 곳이다. 주요 매출처는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삼성SDI다. 연간 생산캐파는 2만3000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주요 고객사의 생산공장과 인접한 논산, 중국 톈진,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전해액은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 중 하나다. 전해액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면서 전기를 만든다. 전해액은 현지 생산-공급 구조가 필요한만큼 공급망이 중국기업에 쏠려있거나 일부 국산화를 이룬 상태다. 2차전지 제조원가의 약 7%를 차지한다.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인데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상당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화기업은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다져놓은 파낙스이텍을 통해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라는 굴지의 2차전지 기업을 등에 업고 있는데다 SK이노베이션과의 신규 거래 가능성도 기대되는 만큼 무난하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15% 비중에 불과한 화학사업부문의 실적도 연간 약 500억원 안팎을 벌어들이는 파낙스이텍 인수로 2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건장재 사업과 함께 또 하나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셈이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신성장 사업 추진 차원에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주목했고, 전해액 국내 최대 생산 기업인 파낙스이텍을 인수하게 됐다"며 "이미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고 SK이노베이션과의 신규거래 가능성 등도 예상되는만큼 어렵지 않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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