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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효과' 올라 탄 현대차 [thebell note]

고설봉 기자공개 2019-09-30 08:53:3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사려면 인내심은 필수다. 차를 계약하고 출고하는 데까지 운이 좋으면 8개월이 걸린다. 팰리세이드는 출시되지 전, 사전계약 당시 약 2주간 2만506대를 선주문 받았다. 국내 사전계약 역사상 최고기록이다. 출시 1년여가 돼 가는 2019년 9월 현재는 약 4만대의 계약이 남아 있다.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들이 2만명이나 떠났지만 여전히 대기자가 넘친다.

'팰리세이드 대란'이 일어나자 현대차는 출시 4개월만인 올 4월 울산4공장 생산량을 월 6200여대에서 8600여대로 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계약과 북미시장 수출 등으로 물량 부족 사태가 장기화 하자 다시 증산을 결정하고, 울산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초 여름휴가 시점부터 생산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카마겟돈(Carmageddon)'이란 표현까지 등장할 만큼 불황을 겪고 있다. 자동차(Car)와 대혼란을 뜻하는 아마겟돈(Armageddon)을 합성한 말로 전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완성차 판매량 감소, 전자·IT기업의 자동차 시장 진입 등으로 격변을 맞은 자동차 산업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현대차는 국내시장 성장세를 유지하고,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신흥국에서도 시장을 이끄는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이런 효과가 팰리세이드 출시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팰리세이드가 '대박'을 치면서 현대차에 대한 글로벌 시장 및 소비자의 인식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저가의 중·소형차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크고 비싼 SUV를 판매하는 회사'로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

당장 팰리세이드 효과가 현대차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판매량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고전하던 현대차는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에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이다. '잘 만든 팰리세이드'가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이미지 쇄신은 다른 차종의 판매 확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팰리세이드 효과'는 '현대차 풀 SUV 라인업' 완성을 넘어, 꺼져가던 현대차 성장동력을 되살리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은 세계 5위로 상승했고, 수소전기차 분야에선 세계 1위에 올랐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글로벌 3위의 앱티브를 인수하며 단숨에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다시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현대차가 만들어낼 미래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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