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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아프리카 뚫은 '원신한'의 저력국내 최초 '아프렉심' 신디론 주선…GIB채널 구축 시작

런던(영국)=원충희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19-10-10 10:37:45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아프리카 수출입은행(Afrexim)을 대상으로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주선했다. 하나·우리 등 한국계 은행들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계 은행에 대한 신디론을 주선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였다.

사실 아프리카 지역은 주로 일본계, 유럽계 은행들이 금융주선을 주름잡고 있는 곳이다. 트랙레코드가 거의 없는 한국계 은행들로선 명함도 꺼내기 힘든 불모지다. 그런 곳에서 딜을 성사시킨 것은 아프리카 공적수출신용기구(ECA)를 공략한 신한은행 런던지점의 쾌거였다.

◇금융기관을 고객으로, FI 네트워크 강화

신한은행이 런던지점을 설치한 시기는 1992년. 처음에는 기존의 은행 비즈니스에만 충실했다가 최근 3~4년 전부터 전통 상업은행(CB) 모델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런던은 이미아(EMEA,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투자은행(IB) 요충지로서 선진 비즈니스를 익히고 강화하기 좋은 기회의 땅이었다.

지난 1월 런던지점에 IB데스크를 설치한데 이어 본점에서 인프라 분야 IB업무를 하던 최항석 차장이 2월 초 합류했다. IB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됐다. 런던지점이 중점적으로 찾아다닌 곳은 다른 금융기관(FI)들이다.

최 차장은 "아무리 좋은 딜도 한 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한도가 있고 나머지는 결국 셀다운해야 하는데 기존에 잘 알고 있는 FI에게 기회를 먼저 준다"며 "서로 주고받으며 영업하는 게 많다보니 ECA,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을 많이 만나면서 대체투자 분야를 많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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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항석 신한은행 런던지점 차장, 서승현 신한은행 런던지점장, 신준형 신한생명 런던사무소장

런던지점이 주로 보고 있는 딜 유형을 보면 인프라 분야가 많다. 프랑스 수처리장, 스페인 폐기물처리장, 스페인 부동산, 영국 광통신사업, 프랑스 통신타워시설 등을 살펴보고 있다.

작년에 큰 딜을 두 건 진행했는데 하나는 아프리카 수출입은행에게 한 1억5000만달러짜리 신디론이며 또 다른 건은 2억파운드(3억달러) 영국 가스망 인수금융 관련 보증이다. 당시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신디케이션에 대거 참여했는데 정작 공사는 1년여 뒤에 시작하는 조건이었다.

서승현 신한은행 런던지점장은 "거래상대 측은 한국기관들을 잘 모르고 신용하기도 어려워 투자약정 이행 위한 은행보증서가 필요했다"며 "신한이 나서 카운터 개런티를 해줬고 이때 구성된 신디케이션의 절반은 한국계 금융기관에 셀다운 됐다"고 말했다.

◇신한생명 합류, 그룹 차원 IB체제 구축한다

신한은행 런던지점 내에는 지난 4월부터 계열사인 신한생명의 현지사무소가 세팅됐다. 그룹 차원에서 런던 내 IB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준형 신한생명 런던사무소장이 합류한 것도 이 때쯤이다.

신 소장은 "신한GIB는 금융투자, 생명보험, 은행, 캐피탈 등 계열사 각자의 기능을 최대한 연계하려는 모델"이라며 "금투에서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역할을 하면 장기나 후순위 등 기간이 긴 물량은 생명이, 선순위는 은행이 들어가는 구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회사마다 원하는 투자자산 기간이 다르다. 특히 상품만기가 수십 년에 이르는 생명보험은 장기투자자산이 필요한 업종이다. 런던지점에 들어오는 우량한 사업용 부동산 투자 딜이나 대체투자 딜을 여기에 맞춰 총제적 컨설팅이 가능한 것. 은행 해외영업점을 GIB의 채널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은행 비즈니스만으로 경쟁하기 힘드니 결합상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된다.

런던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자금조달도 수월한 편이다. 런던지점은 본점조달 비중이 7%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현지조달이다. 엄밀히 말하면 영국 외 지역(역외)에서 자금을 끌어온다. IB자산의 70% 가량이 역외금융이듯이 조달도 역외 70%에 이른다.

서 지점장은 "런던은 브로커 영업이 잘 발달돼 있어 예금증서를 발행하면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정부, 현지기업, 교육기금 등이 매입한다"며 "단기자금의 경우 머니마켓에서 빌려오는데 지점은 본점의 신용등급을 공유하고 있는 터라 저리에 끌어올 수 있어 유동성 걱정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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