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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커진 삼성전자 이사회…구성원 면면은 이재용 부회장 임기 만료 후 재선임 안할듯…이상훈 의장 역할 확대

김장환 기자공개 2019-10-10 08:17:0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8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이사 임기 만료가 곧 도래하지만 연임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빠지고 최대주주 역할만 하게 된다. 삼성전자 이사회의 무게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훈 의장의 책무와 역할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권한 분리를 단행했고, 이 부회장은 이사회 '보드 멤버'로 자리잡아 힘을 실어줬다. 2018년 2월 경영에 복귀한 후에는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사회 참석을 피해왔지만, 이 부회장이 구성원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이사회에 큰 힘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도 공석을 채우지 않을 계획이다. 기존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던 이사회가 4대6 구도로 바뀌게 된다. 사외이사들의 의사결정 권한도 더 강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꾸준히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해 왔다. 사내이사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을 이사 모두가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회 멤버 추천 과정도 투명화하는 과정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까지 이사 자격을 내려놓게 되면 삼성전자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1년전 이사회·경영 분리 실현…이상훈 의장 전면에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이 의장은 과거 미전실에서 신규사업 발굴 등을 전담했던 인물이자 삼성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으로 불린다. 삼성전자 경리팀으로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담당임원, 삼성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담당임원,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의장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건 2018년 3월이다. 권오현 회장이 겸임하고 있던 이사회 의장 자리가 이 의장에게 넘어갔다. 삼성전자는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경영인의 분리를 실현한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업계는 또 다른 의미 역시 담겨 있는 것으로 봤다. 미래전략실(미전실)의 해체로 인해 내놓은 복안이란 해석이었다.

삼성전자 미전실은 그룹 계열사 전반의 업무를 조율하고 컨트롤하는 역할을 했다. 삼성은 미전실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처럼 몰리자 2017년 3월 이를 해체했고,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을 겪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인사였다. 미전실 해체를 단행한 그 해 계열사 임원 인사를 50일 동안 진행하는 초유의 상황을 보여줬다. 계열사간 각종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지주사 체제가 아닌 삼성에게 미전실 해체는 사실상 '그룹' 해체를 의미했다. 삼성은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그룹 주력 사업을 대표하는 계열사에 사업지원·EPC경쟁력강화·금융경쟁력강화 TF 등을 각각 만들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각 계열사 업무를 전담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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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실' 대체 역할로 힘 싣기…사외이사 다양화

삼성전자가 이를 고려해 힘을 싣고자 했던 게 이사회다. 이사회의 독립을 실현하면 각종 의사결정도 투명성을 보다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미전실이 공격을 받았던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투명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단행하는 기구란 지적이었다. 삼성전자가 2018년 의장과 경영인의 분리를 실현하며 이사회 의사결정 권한을 강화한 건 결국 이사회를 통해 미전실 해체 공백을 일부 해소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비춰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사결정에 객관성을 확보하는 절차에 보다 공을 들였다. 이사회와 경영의 분리를 실현하며 이사회 구성원 수를 보다 늘린 게 대표적이다.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던 이사회를 지난해 들어 각각 5명, 6명으로 늘렸다. 올 들어서는 사외이사 인적 구성 역시 보다 폭 넓게 품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적 구성 과정에 잡음을 최대한 줄이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박재완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신규 선임과 연임 과정에 논란이 예상되는 모든 사외이사를 올해 배제시키기도 했다. 최고령이자 최장수였던 이인호 전 사외이사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맡고 있는 송광수 전 사외이사 등이다. 박 사외이사 경우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식 비서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맡는 등 일명 'MB맨'으로 불려 연임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에서 연임을 결정했다.

이외에 이사회 사외이사로는 김선욱·박병국·김종훈·안규리·김한조 씨가 있다. 김선욱 사외이사는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노무현 정부 당시 여성 최초 법제처장을 지냈다. 박병국 사외이사는 서울대 교수로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맡은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다. 김종훈 사외이사는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으로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해 1조원 넘는 돈을 받고 매각한 벤처 신화 주인공이다. 안규리 사외이사는 특이하게도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이고, 김한조 사외이사는 제25대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금융인이다.

나머지 이사회 멤버는 각 사업부 최고위임원들이다. 김기남 DS부문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돼 있다. 모두 삼성전자 각 사업을 전담하는 인사들이다. 지난해 인사를 거쳐 부회장 직급으로 올라선 김 부회장은 D램부문 전문가로 삼성전자 대표 사업 반도체를 맡아 최고 성장기로 이끈 장본인이다. 김 CE부문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왔고 삼성전자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을 전담하고 있고, 고 IM부문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연구개발을 직접 끌어오다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이달 26일 임기를 끝으로 이사회에서 빠지는 동시에 내년 이사회의 또 다른 인적 구성도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올 연말 인사에서 혹여나 사장단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이사회에 포함된 사내이사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이상훈 의장의 경우 임기 만료일이 오는 2021년 3월 22일까지여서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당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 나머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포함돼 있는 김기남 DS부문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도 모두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다만 이들 사내이사는 각 사업부를 전담하는 인물들이란 점에서 사업부 수장 교체시 갑작스럽게 이사회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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