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시아나항공 M&A]리스계약 자료 놓고 원매자-매도자 '기싸움'공개 당연 vs 무리한 요구…입장차 팽팽

최익환 기자공개 2019-10-14 08:33:37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작업이 원매자와 매도자 사이의 기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양측이 리스 계약 자료 제공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원매자들은 현재 가상데이터룸(VDR) 방식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애경그룹 △KCGI-뱅커스트릿PE 등의 원매자들은 매도자 금호산업과 주채권은행 산업은행 측에 지속적으로 추가 자료 제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료제공이 원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애경그룹 등 일부 원매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리스계약 관련 세부내용을 매도자 측에 요청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과 정당한 원매자의 요구라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우선 매도자 측은 경쟁사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에 영업상 핵심기밀인 리스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보유기 82기 중 71기를 금융 및 운용리스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리스료가 저렴한 금융리스를 사용하기보다는 재무구조 악화를 경계해 운용리스 위주로 기종을 도입해왔다.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포함하면 전체 운용리스 비중은 72%에 달한다.

매도자 측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AerCap Ireland Limited' 등과 맺은 리스계약의 경우 비밀유지 조항이 삽입되어있는 상황"이라며 "리스 계약 내용이 공개될 경우엔 리스계약 위반임은 물론, 제주항공이 리스사를 압박해 시장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 논리도 있다. B737 기종을 운영해 온 제주항공이 중대형기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낮은 리스료를 부담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매도자 측의 우려는 기우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좌석(최대 1만7360석) 한 개 당 지불한 리스료는 최대 3790만원 선이지만, 제주항공은 1900만원 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의 리스계약을 살펴본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으로 하여금 리스사에게 리스료 인하 압박을 시도할 여지는 적다는 분석이다. 보유기종도 다른데다 지불하고 있는 리스료 부담도 적은 상황에서, 실사자료에 리스계약 내용을 포함하라는 요구는 정보를 캐내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아시아나항공 밸류에이션(가치산정)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운용리스는 점진적으로 부채로 계상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리스비중과 리스료가 통상적인 수준이면 일반론에 근거해 밸류에이션을 시도하겠지만 높은 리스료를 부담해온 아시아나항공은 리스계약 자료가 없으면 적정 인수가를 산정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공사의 밸류에이션이 노선망과 보유 기재의 가치가 중심이 된다는 가정 하에,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불거진 리스 등 실사자료 제공 논란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리스로 도입해온 기재들의 가치를 산정하는 문제가 밸류에이션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노선망의 가치는 배정된 시간과 승객 수 등으로 평가하게 되어 자료가 제공되지 않더라도 밸류에이션에는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리스계약의 경우엔 비밀유지협약을 맺은 원매자들에게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인수가에 이를 반영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