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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달라진 'KT 회장 인선절차'에 대한 단상

김장환 산업2부 차장공개 2019-10-28 08:21:4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선 과정은 시끄러울 때가 많다. 총수일가에 경영권이 집중된 재벌 기업이 아니라면 신임 CEO를 뽑을 때 상당한 잡음이 새어나온다. 특히 정부 지분이 일부 있거나 인허가를 받고 소수만 벌일 수 있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CEO 선출 과정이 십중팔구 '시끌시끌'하다. 결정적 권한을 쥔 한 사람이 CEO를 선임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정치권 외압·낙하산 논란이 빈번하다. 절차의 투명성이 잘 보이지 않는 탓이다.

'민영화된 공기업'으로 일컬어지는 KT도 오랫동안 같은 처지에 있다. 황창규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자 이번에도 말들이 많다. 대를 이을 후임자 선정 절차 돌입을 올 4월 알린 직후부터 수개월 동안 공격적인 여론이 줄을 이었다. 사실 지난해 초 정관 변경을 단행할 때부터 말이 나왔다. KT는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쏠려 있던 회장 선출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 이원화했다. 황 회장 의중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회장이 입맛에 맞는 후임자를 뽑으려고 절차를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KT 지배구조위원회가 내달 5일까지 사외 회장 후보 공모를 시작한다고 최근 알린 직후부터는 유력 후보들 이름이 벌써 업계에 회자돼 군말을 키우고 있다. 지원서 접수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전 장관급 인사부터 KT에서 과거 근무했다가 요직에 올라 있는 인물들 이름이 '롱리스트'로 거론 중이다. 꽤 구체적인 인선 정황도 들린다. 일각의 헛소문 혹은 하마평 당사자의 자가발전일 수도 있다. 아니라면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다만 KT가 이번 인선 절차를 두고 과거보다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흔적들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점을 먼저 봤으면 한다. 일부에선 비록 군말을 낳은 사안이나 절차를 보다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점 자체가 그 노력의 흔적이다. 지배구조위→회추위→이사회→주총 과정을 거치도록 회장 선정 절차가 복잡해졌다. 공모 방식을 활용해 2중, 3중으로 후보자를 검증하겠다는 의미다. 황 회장 이슈와 엮어 단편적으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절차를 바꾼 덕분에 사내 현직자 중에서 차기 회장이 뽑힐 수 있는 적절한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볼 여지도 있다. 특히 절차를 복잡하게 만든 대신 이사회의 별도 후보자 추천 권한은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총 전 이사회 과정에 갑작스럽게 등장할지 모를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절차대로만 진행된다면 현직자에게 불리한 점이 많았던 과거 인선과는 확실히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KT는 이제 내부 출신에게 회장 자리를 돌려줄 때란 목소리가 만만찮게 나온다. 2009년 남중수 전 회장을 끝으로 현직자 CEO 맥이 끊겼다. KT의 현실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인사들이 외부에서 오면 사업 환경도 그만큼 불안해질 수 있다. 지금 KT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는 개화한 5G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 경쟁사들의 IPTV 유료방송 시장 위협을 방어하는 일 등이 꼽힌다. 현직 인사들이 가장 잘 아는 영역일 수 있다.

현직자 중 CEO가 선출되면 회장 임기 만료 때마다 지속됐던 잡음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 주도로 실현된 KT의 회장 인선 절차 강화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침내 만든 일로 볼 수도 있다. 회장 인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와 그 토대는 황 회장 손에 의해 이미 완성됐다. 이제 남은 건 그 절차에 제대로 맞춰 차기 회장을 뽑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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