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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백기사 아니다"…선긋는 GS그룹 이사들 한진 오너일가 돕는 여론 의식…배송경쟁 우위 차원 불가피한 선택

김성진 기자공개 2019-10-25 09:45: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홈쇼핑이 ㈜한진 지분 매입을 결정하며 사실상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GS그룹은 백기사가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어, 그 배경과 GS그룹의 복심에 관심이 몰린다.

GS홈쇼핑은 지난 23일 오후 4시 이사회를 열고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 지분 6.87%(82만2729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을 매각하는 주체는 상속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이다. 투자 총액은 모두 2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계에선 GS홈쇼핑의 ㈜한진 지분 매입을 두고 GS홈쇼핑이 사실상 백기사로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을 위해 상속세 재원을 끌어 모으는 중이다. 평소 오너일가 끼리 사이가 돈독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GS홈쇼핑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는 분석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에 실패할 경우 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잃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그러나 GS그룹은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재계의 해석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우선 이사회는 이번 지분 매입이 경영전략 차원에서 결정됐다고 입을 모은다. 홈쇼핑 기업들이 사실상 배송전쟁을 치루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파트너십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한진은 GS홈쇼핑의 배송 물량 가운데 70%가량을 처리하고 있는 파트너로 이번 지분 매입으로 더욱 공고한 관계가 형성됐다고 기대하고 있다.

GS홈쇼핑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인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진에게 화주로서 GS홈쇼핑이 그동안 굉장히 중요한 위치였는데 쿠팡, 농협 등 새로운 화주들이 생겨나며 특별대우를 못 받고 있다"며 "이번 지분 매입은 ㈜한진과 좀 더 전략적인 협업을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GS홈쇼핑 이사회 회의에서도 이번 지분 매입이 자칫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돕는다는 시선을 받을 수 있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진그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대중을 상대로 영업하는 GS홈쇼핑에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이사회에 참석한 또 다른 인물은 "이사회를 열고 논의를 하면서도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배송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진 말고는 투자 대상으로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GS그룹이 한진그룹 오너일가 편을 든다거나 백기사가 된다는 보도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진은 GS홈쇼핑 상품 배달을 전담하는 별도의 차량과 하역장소 등을 갖추고 있다. GS홈쇼핑은 타 업체와의 배송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일각의 부정적 시선을 감안하고도 ㈜한진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한 셈이다.

이사회는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해 GS홈쇼핑 주주들의 이익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의 주가가 전고점인 5만7000원 대비 반토막 나 있는 상황에서 대량 매입에 나선 데 따라 추후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기대감이다.

이 이사회 멤버는 "시장에서 7% 가까운 지분을 한꺼번에 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서 GS홈쇼핑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며 "한 때 주가가 5만원을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는 셈이어서 주주이익 제고 효과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GS홈쇼핑 이사회는 ㈜한진의 추가 지분 매입 계획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GS홈쇼핑 이사회 이사는 "추가 지분 매입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며 "향후 재무여력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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