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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걸린 투심…위워크 IPO 실패 '충격파' [해외 비상장투자 점검]①우버·에어비앤비·스페이스X 등 국내 유입…위워크 기업가치 470억달러→80억달러 '폭락'

이민호 기자공개 2019-11-07 13:00:00

[편집자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리테일시장에 소개된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펀드에 최근 고액자산가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우버와 리프트가 상장 이후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위워크가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며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에 대한 우려도 확산됐다. 해외 비상장주식에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태로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헤지펀드들의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품이 꺼진걸까, 아니면 잠시 주춤한 것일까. 국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끈 인기를 끌었던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에 대한 분위기가 최근 반전되고 있다. 리프트와 우버의 상장 이후 주가 부진과 위워크의 IPO 실패가 맞물리자 해외 유니콘 기업의 업사이드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테일시장에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자 운용사들의 관련 펀드 출시도 줄어든 분위기다. 일부 운용사가 펀드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안정성을 높이고 있지만 냉랭해진 투자 심리를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운용사 '수익원' 자산가 '유니콘투자' 매칭…2000억 안팎 국내유입

운용업계는 해외 비상장주식의 국내 리테일시장 유입이 본격화된 시기를 지난해 정도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과 저금리 기조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업사이드 가능성이 줄어들자 국내 운용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해외 자산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해외 부동산과 비상장주식이 집중적으로 국내에 소개되며 주로 신탁과 펀드 형태로 리테일시장에 판매됐다. 과거 해외 비상장주식의 경우 투자은행(IB)이 간간이 소싱한 물량을 기관투자자가 대부분 가져갔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었다.

여기에는 연일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수요가 맞아떨어진 점이 한 몫 했다. 당시 운용사들의 프라이빗뱅커(PB) 대상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펀드 설명회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글로벌 거대 벤처펀드가 투자한 혁신기업이라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공유경제 개념이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주목받으며 이와 관련된 해외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성장했다.

규모는 크지 않다. 운용업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에 풀린 해외 비상장주식 규모를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차량 공유업체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미국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 미국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미국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SpaceX), 중국 드론업체 디지아이(DJI),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말레이시아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 등 해외 유니콘 기업의 비상장주식이 국내에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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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우버 공모가 대비 주가 '부진'…위워크 IPO 실패 '결정적'

성장 속도를 키워가던 해외 비상장주식은 최근 들어 투자 수요가 뚝 끊겼다. 운용업계는 리프트와 우버의 상장 이후 주가 부진과 위워크의 IPO 실패가 맞물린 것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를 크게 위축시킨 계기로 보고 있다.

시장의 큰 관심을 받으며 올해 3월 나스닥(NASDAQ)시장에 상장한 리프트의 주가는 이번달 28일 종가 기준 44.42달러(약 5만2000원)로 공모가 72달러 대비 38% 하락한 상태다. 이마저도 리프트가 시장 컨센서스인 2022년말보다 1년 앞당긴 2021년말 이익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지난 10일 사상 최저를 기록한 37.70달러에서 소폭 올라온 가격이다. 올해 5월 공모가 45달러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우버도 이번달 28일 33.22달러를 기록해 공모가보다 26% 빠진 상태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공언할 당시 470억달러로 평가받았던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지난달 말 IPO 무기한 연기를 선언한 이후 8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열악한 재무구조, 최고경영자(CEO)의 방만 경영이 문제가 됐다. 위워크에 막대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95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제안을 발동했지만 다음달 최소 5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 상각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A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해외 유니콘 기업은 낙관적인 전망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이 매겨졌지만 막상 IPO에 들어서면 시장에서는 비상장 당시 매겨진 밸류에이션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벤처펀드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들에서 생겨난 버블이 점차 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 발길 '뚝'…운용사 포트폴리오 '분산' 대응

이들 해외 유니콘 기업의 부진과 함께 글로벌 경기둔화로 IPO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며 해외 비상장주식에 대한 고액자산가의 관심도 급격히 냉랭해졌다. 여기에 국내에서 발생한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투자심리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PB를 대상으로 운용사가 개최하던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펀드 설명회도 최근 빈도가 크게 줄었다.

B 증권사 PB는 "위워크 IPO 성공을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심리의 전환점으로 봤지만 실패로 귀결되며 오히려 투자심리가 곤두박질쳤다"며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투자하던 고액자산가들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펀드에 여전히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일부 운용사들이 펀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며 안정성을 보강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종목이나 두 종목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프로젝트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외 비상장주식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되 채권 등 다른 유형의 자산을 추가로 편입하는 구조와 수익자 모집 때 편입비중이 높은 한 종목 또는 두 종목을 알려주고 수익자 반응을 살핀 이후 또 다른 한 종목 또는 두 종목을 추가로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여러 종목에 분산하는 구조를 대부분 취하고 있다.

C 증권사 PB는 "초기에 다수 설정됐던 한 두 종목만을 담는 구조의 펀드들에서 성과가 좋지 않자 최근에는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있다"며 "투자심리가 워낙 위축돼있어 자금을 모으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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