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유통 무덤' 인니 나홀로 성공 비결은 국내 없는 도매점포 승부수…'전국물류네트워크'로 공격적 확대 기대
정미형 기자공개 2019-11-01 14:34: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1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연말 롯데마트 50호점 오픈을 목표로 출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국내 대형 마트 업계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특히 유통업체들의 무덤이 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어 그 공략법이 주목받고 있다.롯데마트는 2008년 11월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인 마크로(Makro)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한국 대형마트 시장이 머지않아 포화가 될 것이라는 선견지명에 따른 발 빠른 움직임이었다.
◇도매·소매 점포 나눈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기업들에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풍부한 인력과 천연자원 등을 바탕으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이런 기회를 엿보고 인도네시아에 야심 차게 진출해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유통 업체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2017년 전자상거래 업체인 11번가와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업체 예스24가 인도네시아 법인 정리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인 펩시도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시장만의 독특한 특징과 자국 사업을 지키려는 엄격한 규제 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대표적인 한국기업 진출 사례로 꼽힐 수 있는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가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1만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특성상 다양한 유통채널이 발달돼 있다. 섬이나 마을은 주로 대도시에서 물건을 떼 와서 파는 유통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주로 대도시 같은 현대화된 지역에서는 도매업체들이, 그 외의 작은 섬 같은 기타 지역에서는 소매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 차이를 섬세하게 파고들었다. 자카르타 등 대도시에는 현지화된 도매점포가 들어서 있고 이 외 지역에는 한국식 소매점포를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2011년 28개에 이르던 점포 수는 현재 도매점포 32곳, 소매점포 15곳을 포함해 47곳에 달한다.
특히 밝은 조명과 고급 인테리어, 진열 방식 개선 등을 통해 인수 전 마크로와 차별을 둔 점도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
◇ 실적 개선·소매 사업부 확대 '과제'
그러나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지의 호평과 달리 인도네시아 관련 실적은 현재 정체된 상태다. 롯데마트가 2012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매출액 1조원을 넘긴 이후 좀처럼 1조1000억원대 문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조350억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지난해에도 1조600억원에 머물러 있다. 수익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흑자를 내는 사업부로 전환하며 2017년 영업이익을 110억원 규모까지 끌어올렸지만 지난해는 100억원 규모로 줄었다.
소매 사업부를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도매점포(32곳)와 소매점포(15곳)는 점포 수만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1조600억원 중 도매 부문이 8500억원, 소매 부문이 210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도매점포가 포진된 롯데마트의 경우 소매 사업부가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시장 특성상 도매점포에서 떼서 파는 것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채널이 76%에 이른다는 점이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같은 현대적인 유통 채널들 성장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학계에서는 향후 10년 이상은 소매점포를 포함하는 전통적 유통채널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롯데마트의 장기적인 전망도 소매점포 확대와 침투율 향상을 통해 소매 사업부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롯데마트도 이를 염두에 둔 듯 2023년까지 점포를 100여개로 확대해 인도네시아에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대도시와 고속도로를 잇는 점포, 섬과 섬을 연결하는 점포 등을 통해 기타 지역까지 침투율을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선 섬마다 도매시장으로 진출해 있어 롯데마트에서 구매해서 가져다 팔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다"며 "현재 도매가 잘되고 소매가 조금 부족한 상황이지만 양쪽 다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