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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라 상륙 '메기효과' 불러올까 [thebell note]

박상희 기자공개 2019-11-04 09:14:0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SEPHORA)'의 존재를 알게 된 건 2010년대 초반 싱가포르 여행을 갔을 때였다. 한국에선 백화점에 가야만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를 메트로몰이나 가두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2년 전 유럽 여행을 갔을 때도 세포라의 놀라움은 계속됐다. 당시는 샤넬에서 15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향수 '가브리엘'에 대한 프로모션이 한창이었다. 한국보다 3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콧대 높은 샤넬 신제품을 할인하다니 세포라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에 속한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몇년 전부터 소문만 무성하던 세포라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주말에 들른 강남 파르나스몰에 입점한 세포라 1호점은 '코덕(화장품 덕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포라 상륙으로 한국 화장품 유통업체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국내 화장품 편집매장 원조인 CJ그룹의 올리브영을 비롯해 랄라블라(GS리테일), 롭스(롯데쇼핑) 등 국내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는 물론 미샤 등을 비롯한 중저가 로드숍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신세계가 전개하고 있는 '시코르(CHICOR)'다. 원조 세포라의 상륙으로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을 표방하며 출발한 시코르는 세포라를 벤치마킹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론칭부터 '한국의 세포라'로 불린 이유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야심작 중 하나인 시코르는 현재 전국에 29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 목표 대비 10%를 초과 달성하는 등 순항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세포라 상륙으로 앞으로도 성장세가 계속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포라는 설화수, 키엘 등 시코르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를 다수 확보했다. 세포라를 통해 유명해진 후다뷰티, 타르트, 어뮤즈 등 단독 브랜드까지 포진했다. 세포라 추가 출점은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영플라자,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로 예정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쟁사도 세포라 입점을 환영하며 시코르를 견제하는 모양새다.

시코르는 비디비치 등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어정쩡한 포지셔닝으로는 원조 세포라에 밀리고 토종 H&B스토어에 치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막강한 경쟁자인 세포라 상륙이 시코르에 '메기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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