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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지분 매각]LG, 오랜 고민 끝 맥쿼리와 손잡은 배경은'벨류업' 방점…전략적 협업 위한 적임자로 낙점

김혜란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9-11-08 08:48:1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의 계열사 LG CNS의 소수지분(35%가량)을 넘길 재무적 투자자(FI)를 찾는 작업은 2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신중하게 진행됐다. 표면적으로는 ㈜LG가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M&A였지만, LG CNS의 성장을 도울 협력 파트너를 찾는 일이기도 했기에 ㈜LG는 FI 선정에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lg cns 로고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통합) 업체인 LG CNS의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해 하반기께다. ㈜LG가 LG CNS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태핑)를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당시 ㈜LG는 공식적으로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사실 LG그룹은 수개월 전부터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물밑협상을 벌이던 중이었다. 당초 KKR은 소수지분이 아닌 경영권 지분을 원했다. 그만큼 LG CNS 자산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고(故) 구본무 전 회장 별세했고, 이후 LG그룹의 M&A 전략과 실무진이 바뀌면서 LG CNS 지분 매각 작업도 새 국면을 맞았다. ㈜LG는 외국계 투자은행(IB) JP모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KKR 외에도 복수의 FI를 초청해 매각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개 경쟁입찰로 전환되기 전 수개월 동안 LG그룹 측에 LG CNS의 성장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인수에 공을 들였던 KKR 입장에선 힘이 빠지는 일이었다.

잠시 멈췄던 LG CNS 지분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재추진된 건 지난 8월부터다. 이즈음 JP모간이 잠재적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IM(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이후 매각 측이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KKR과 맥쿼리PE 외에도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PEF 운용사들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LG는 이 가운데 맥쿼리PE와 KKR을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양사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본입찰에도 나란히 응찰해 최근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KKR과 맥쿼리PE는 LG CNS의 지분 35%가량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 제고를 어떻게 도울지, 해외 진출에는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LG그룹 역시 자사와 협력 관계를 맺을 궁합이 잘 맞는 후보가 누군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시장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박빙'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맥쿼리PE는 글로벌 맥쿼리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지렛대로 LG CNS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KKR 역시 만만치 않았다.

KKR은 맥쿼리PE보다 먼저 LG그룹과 논의를 시작한 후보였다. LG그룹의 내부 이슈 탓에 거래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KKR은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딜에 집중했다. KKR은 보유 중인 글로벌 포트폴리오인 미국 IT업체 인터넷 브랜즈(internet brands), 이스라엘의 빅데이터 업체 옵티멀플러스(optimal plus) 등과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인수 전략을 짰다. 이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KR과 맥쿼리PE 모두 딜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매력적인 성장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꾸준히 내비쳤다"며 "LG그룹의 고심이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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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사업 영역 (사진 출처: LG CNS 홈페이지)

LG그룹은 최종적으로 맥쿼리PE를 전략적 파트너로 낙점했다. LG CNS와 글로벌 맥쿼리그룹 간 사업 내용과 추구하는 지향점이 비슷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등 IT 기술력을 기반으로 교통과 유통, 물류 사업 분야에 종합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팩토리,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성장축으로 삼아 이 분야의 해외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 맥쿼리그룹은 에너지·인프라 자산에 인공지능(AI)와 IoT, 5G(5세대 이동통신),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 인프라'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영국의 통신회사 KCOM, 독일의 바드(BRAD) 풍력 발전, 거래가가 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독일의 화학단지 쿠렌타에 투자하기도 했다. 맥쿼리그룹이 다양한 관련 기업 투자·운용 경험을 통해 IT서비스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 LG CNS의 해외 사업 강화를 도울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LG그룹은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맥쿼리PE를 2대 주주로 맞아 신사업 확대에 나설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전의 승리는 맥쿼리PE 입장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맥쿼리PE는 에너지·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에너지·인프라 자산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쿼리PE는 지난해 SK텔레콤과 함께 ADT캡스를 인수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며 PE투자 업계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LG그룹까지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 관계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이번 LG CNS 지분 인수전의 승리를 거머쥔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맥쿼리PE가 보다 적극적으로 경쟁입찰 딜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LG그룹과 맥쿼리PE는 본계약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한 뒤 이르면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에선 맥쿼리PE의 금융자문사로는 모건스탠리가 활약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제공했다. 인수금융단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KB국민은행 등으로 꾸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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