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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구조설계 자율성 높아져…PE 투자 늘릴듯" 디폴트 리스크·성장 가능성 등 동시 고려해야

노아름 기자공개 2019-11-21 16:18:4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1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규모가 5조원이 넘은 메자닌(Mezzanine) 시장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 증권사 등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점차 투자구조가 다양화되는 추세로 각 운용사가 자율성을 발휘해 메자닌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PE 운용사 등이 메자닌 시장내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 또한 나왔다.

20일 더벨이 개최한 사모투자포럼(Private Markets Investment Forum)에서는 '국내 메자닌 투자 환경 점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은 이찬우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PE투자본부장(부사장)의 사회로 김지준 키움증권 AI팀/PI팀 이사, 윤동현 큐캐피탈파트너스 투자1본부장(전무), 장학성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장(상무)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은 메자닌 투자에 대한 정의로 시작됐다. PEF 운용사와 증권사에서 바라보는 메자닌에 대한 정의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윤동현 본부장은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는 바이아웃(buyout) 반대 개념의 그로스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를 메자닌 투자로 여긴다"며 "회사의 사업계획 및 공시뿐만 아니라 기업실사 및 경영진 인터뷰를 통해 장기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지준 이사는 "최근 들어 메자닌 투자에 대한 시장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상장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메자닌 투자라고 통칭한다"고 말했다.

투자 구조 설계에 대한 자율성 또한 화두로 올랐다. 윤동현 본부장은 "텀(조건)에 대해 운용사가 먼저 제안하는 편이며 구조화되거나 정형화된 조건보다는 투자 건별 특성에 맞게끔 수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상황 및 앵커출자자(LP)의 존재 여부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준 이사는 "자금이 풍부할 때는 서로 투자하겠다고 나서기 때문에 발행회사가 우위에 있어 텀 협상이 어렵다"며 "앵커LP를 확보하고 있을 경우 협상 여지가 커지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메자닌 시장의 경쟁 구도 또한 PEF 운용사와 증권사가 서로 다르게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장학성 본부장은 "신기술금융사나 우량기업의 자금팀에서도 메자닌 투자를 단행하는 등 3년 전부터는 완전경쟁시장에 돌입했다"며 "PE는 상대적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분석하기 때문에 투자결성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들어 네다섯군데의 투자자가 클럽딜 투자를 단행하는 사례가 늘었지만 이 경우 전환청구 시점 혹은 경영에 대한 일치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반면 김지준 이사는 PE운용사의 메자닌 투자 패턴과는 다소 다른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에서는 공동투자나 클럽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경쟁관계보다는 우호적 관계를 조성하려 노력한다"며 "기업 발굴에서 투자결정까지 빠르면 하루 안에도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기회를 확보한 뒤 공동투자자들의 의사결정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메자닌 토론
사진 왼쪽부터 △이찬우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PE투자본부장(부사장) △윤동현 큐캐피탈파트너스 투자1본부장(전무) △김지준 키움증권 AI팀/PI팀 이사 △장학성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장(상무).

메자닌 투자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에 대해 윤동현 본부장은 "투자 기업에 대한 검증이 촘촘히 이뤄져도 돌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회사의 최대주주 등 경영진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게 중요한 동시에 코워킹(co-working)이 잘 되었던 투자 건들이 궁극적으로 수익률도 높았다"고 말했다. 장학성 본부장은 '디폴트 리스크'와 '성장 가능성' 두 가지 키워드를 투자시 주요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장학성 본부장은 "디폴트 리스크는 없는지 회사는 성장 가능한지를 기본적으로 살펴본다"며 "이외에 투입되는 자금의 용처 및 투자금 기반 수익창출 방안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활발한 리파이낸싱이 가능할지 예측하기 위해 경영진들의 시장 내 평판과 인지도, 플레이어들과의 교류 정도를 사전에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준 이사는 디폴트 리스크 뿐만 아니라 회사가 상장한 이후 메자닌 발행 횟수, 최대주주 변동 주기 등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김지준 이사는 "만기내 회사가 유지될 지 여부를 판단하는게 중요해 디폴트 리스크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검토한다"며 "롤오버(Roll-Over·만기연장) 보다는 상장 이후 첫 발행하는 CB 등에 투자하는 편이고 주가 변동성이 큰 회사를 투자처로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가 업사이드가 보이더라도 최대주주의 변동이 잦으면 해당 회사에는 투자를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부사장은 자본시장 일각에서 메자닌·그로스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를 향후 바이아웃 투자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로 생각하는 시각이 존재하는데 대한 패널의 생각을 물었다. 장학성 본부장은 "매도자의 매각 의지는 확고하지만 투자자가 확신을 얻지 못하는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다"며 "이 경우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요 지분(Significant Minority)에 우선 투자한 뒤 기업 이해도를 높여 바이아웃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 방식을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동현 전무 역시 "메자닌과 바이아웃 비중을 적절히 섞을 수 있으며 그간의 블라인드 펀드 또한 바이아웃과 메자닌 투자비중을 6대 4로 운영했다"며 "특성화된 것도 좋지만 투자처의 성격에 따라 딜 구조를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PEF 운용사가 메자닌 투자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데 대해 패널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김지준 이사는 "앞서 헤지펀드가 가장 활발히 메자닌에 투자했는데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인해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라며 "PEF 운용사에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조건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PEF 운용사는 만기 5년 등으로 발행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단기투자를 주로 해왔던 증권사에서는 걱정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동현 본부장은 "메자닌 투자의 장점을 감안하면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의 구조화 위주 투자에서 투자 형태나 밸류업 기회 제공에 다양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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