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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의 우리금융 협상카드는 '자본확충 파트너'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 발행시 우리금융의 매입 보장 요구

진현우 기자공개 2019-11-25 09:22:5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9: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과 푸본그룹의 소수지분(4%) 거래에서 중요한 협상카드는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자본확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푸본현대생명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지급여력비율(RBC)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이에 우리금융에 후순위채 매입을 거래조건으로 제안했고, 우리금융도 이같은 협업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푸본그룹은 지난 9월 우리금융과 오랜 줄다리기 협상을 끝내고 소수지분 블록딜 원매자로 낙점됐다. 이때 푸본그룹이 우리금융 소수지분 인수자로 나서면서 요청했던 사항은 크게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자리 보장과 은행 창구를 활용한 방카슈랑스 판매, 푸본현대생명보험 후순위채권 매입요구 등이다.

이중 협상 과정에서 가장 치열했던 쟁점은 후순위채권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본그룹은 독립계 보험사가 발행하는 후순위채가 시장에서 잘 소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금융이라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반대급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6월 지급여력비율(RBC)은 221%로, 이는 1분기(304.3%) 대비 83.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까닭은 감독당국이 올해부터 요구자본에 퇴직연금계정의 신용·시장 위험액 반영 비율을 35%에서 70%로 올린 탓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업계에서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가입돼 있어 시장금리가 하락될수록 RBC비율은 떨어지는 구조다. 현재 기준금리 인하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은 필수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이 퇴직연금을 많이 운용하는 것은 현대자동차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캡티브 물량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RBC 하방 압력이 유독 거세진 데엔 푸본현대생명의 공격적인 방카슈랑스 영업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방카슈랑스는 보험설계사(FC)가 아닌 은행원들이 판매하는 형태라 보장성보험보단 저축성보험 비중이 크다. 보험업계에선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수록 RBC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소수지분 매각 협상 당시 푸본그룹의 후순위채권 인수 요청을 우리금융이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외이사나 방카 문제와 달리 치열하게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딜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푸본그룹에 소수지분 4%를 매각한 데 이어 이날(22일) 잔여지분 1.83%도 블록딜로 처분하며 오버행 이슈를 말끔히 해소했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년 3월까지 처리해야 했던 오버행 지분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정리할 수 있었던 건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리금융 미래 기업가치(EV)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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