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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볼트산업, '특수볼트' 향한 집념 결실 [명문장수기업의 조건]⑭수출산업 육성 국산화 주도, 3세 정태형 이사 승계 전망

신상윤 기자공개 2019-11-26 08: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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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기여가 큰 기업은 후배 창업가들의 롤 모델이다. 정부가 도입한 '명문장수기업' 확인 제도는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의 자세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수십년간 제자리를 지키면서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히든챔피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외나 미군서 확보한 볼트를 국내에 유통했던 상점은 50년이 넘어 세계 시장에 볼트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수볼트 분야에서 기술력을 키워 온 화신볼트산업의 제품들은 크고 작은 산업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풀리지 않는 연결 고리가 됐다. 이 같은 경쟁력으로 명문장수기업 반열에 오른 화신볼트산업은 3세로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고삐를 죄는 중이다.

clip20191125152054 화신볼트산업은 1963년 설립한 '화신볼트상사'가 모태다. 창업주 고(故) 정교채 회장은 국외서 들어온 볼트나 미군 중장비 등에서 나온 제품을 유통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선 볼트를 만들 수 없었던 만큼 원천 기술만 확보하면 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직감했다. 1965년 창업한 화신볼트산업은 가정용 또는 산업용 일반볼트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출발했다.

1980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특수볼트다. 발전소나 선박, 해양플랜트 등 중공업에서 사용하는 특수볼트는 일반볼트와 비교했을 때 시장도 크고 경쟁력만 확보하면 수익성도 좋을 것이란 판단이 섰다. 수입된 특수볼트들의 재질과 사용 환경 등을 분석하며 국산화에 돌입했다. 원소재 수급과 형상분석 등을 거쳤지만 발전소 내 터빈마다 사용되는 제품이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국산화에 대한 집념으로 국내 발전소를 시작으로 특수볼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세웠다.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의 지원도 한몫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국산 제품이 개발됐지만 안전성이 검증된 기존 외국산 제품을 대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각종 화학적·기계적 성능 테스트 등을 거쳐 공급을 시작했다. 가격과 납기, 성능 등을 만족시킨 화신볼트산업의 특수볼트는 국내 발전소 유지보수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에선 '한국형 잠수함 개발 사업'에 필요한 볼트를 개발해 공급하는 등 방위산업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세계 시장도 개척했다. 1996년 첫 수출을 한 화신볼트산업의 제품들은 미국 GE와 독일 지멘스(Siemens)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다음 시장은 해양플랜트 시장이었다.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당시 경쟁력을 갖췄던 국내 조선사들은 일감이 넘쳐났다. 다만 고가인 장비인 만큼 오일 메이저들은 해양플랜트에 들어가는 부품도 일일이 검수했다. 화신볼트산업은 오일 메이저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하며 당당히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화신볼트산업은 창업주 뒤를 이어 2세 정순원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82년 화신볼트산업이 특수볼트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을 때쯤 입사했다. 부친의 권유로 입사한 회사에선 특수볼트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국산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에는 451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최근 10년 간 흑자 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가업 승계를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그의 아들 정태형 이사는 10여년 전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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