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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으로 눈 돌린 현대차]'중국사업' 고전,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수정①'대안시장'으로 급부상…판매·생산 현지화 '권역본부 체계' 효율성 발휘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2 08:13:15

[편집자주]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현대차그룹은 계속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차 기술 축적'과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의 구조 개혁'이 변화의 키워드다.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속도도 빠르고, 규모도 커진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만들어 새로운 글로벌 판매 루트를 개척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의 아세안시장 개척 의미와 전략, 향후 성장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16: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신남방 정책'을 본격화 했다.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고,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10개국에 완성차를 생산·판매 한다.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며 글로벌 판매량 감소를 해소할 방안을 고심해온 현대차가 그 해법으로 아세안시장 공략을 들고 나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 출범 뒤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아세안은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지역이다. 인구 6억5000만명의 아세안 지역은 매년 완성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기회의 땅'이다. 경제력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아세안 지역은 단순히 중국을 대체할 신규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의선 인도네시아
<현대차 울산공장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 앞)이 투자협약식을 개최하고 악수하고 있다.

◇잇따른 '구조개혁·인적쇄신'에도 꿈쩍 않는 중국

현대차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사드사태'로 촉발된 판매량 하락은 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뒤부터 꾸준히 중국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및 인적쇄신을 진행했다.

현대차는 조직 개편과 리더십 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 4월 중국사업 임직원을 중국으로 전진배치했고 8월에는 지주사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일원화하는 체계로 재정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기존 중국사업총괄 아래 중국사업본부를 두고 본부 소속으로 중국지주와 현대·기아차 생산판매법인이 병렬로 있던 구도에서 본부가 없어지고 생산판매법인들이 지주 아래로 들어갔다.

인적 쇄신도 이뤄졌다. 중국지주사 아래에 최고사업책임자(CB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대관책임자(CGO),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판매법인인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를 두는 내용으로 개편했다. 중국 사업총괄 및 지주사 총경리를 이광국 사장으로 교체하고, 폭스바겐 중국 연구개발(R&D) 담당을 지낸 스벤 파투슈카를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판매량 현황

하지만 잇따른 극약처방에도 현재까지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5년 1분기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28만4183대를 팔았다. 베이징현대와 쓰촨현대의 중국 내 생산 실적을 근거로 산출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16만641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 합계 44만4824대를 기록했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계속해서 분기당 40만대 안팎의 판매고를 올렸다. 2015년 4분기에는 56만3951대를 판매했고, 2016년 4분기에는 59만8248만대를 팔아 최고점을 찍었다.

2017년 1분기부터 판매량이 급락하며 어려움이 시작됐다. 2017년 2분기 16만6796대를 팔며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2017년 4분기 판매량이 44만7121대로 잠시 회복되는 가 싶더니, 2018년 1분기부터 다시 25만대 안팎으로 내려 앉았다. 이후 올해 3분기 24만1314대를 팔며 여전히 25만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드가 문제가 아니라, 중국 내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가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기술력 및 상품성이 상승한데 따라 일부 현대차 주 소비층의 발길이 끊겼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프리미엄 시장은 독일계 3사와 유럽 완성차 메이커들이 버티고 있고, 대중 브랜드에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급성장했다"며 "가격 경쟁력도 높지 않고, 브랜드 인지도에서도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차의 전략 중 현재 시점에서 잘못됐다고 평가 받는 것이 택시"라며 "아반떼와 쏘나타가 택시로 너무 많이 풀려서 브랜드 인지도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중국' 대안으로 부상한 '아세안' 전진 기지는 인도네시아

중국에서의 더딘 회복세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전략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740만대에 그쳤다. 당초 연간 판매목표는 755만대였지만 중국에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2015년 801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부 위기감이 고조됐다. 만약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했다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800만대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에서의 고전이 장기화 하면서 현대차그룹 차원의 글로벌 판매 전략도 바뀔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 가운데 핵심은 '신흥국' 확장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시장을 제외한,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러시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의 성장 여하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꾸준히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판매고가 늘거나 줄어들고 있는 안정화된 시장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그룹 완성차 판매 목표 및 실적

이런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투자처로 물망에 오른 곳이 아세안이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2017년 말부터 글로벌 생산·판매를 권역본부 체계로 재편해왔다. 1차로 현대차는 지난해말까지 북미·유럽·인도·러시아 등 4개 권역본부 체제를 갖췄다. 올해 초 아시아·태평양(아태), 중남미, 아프리카·중동(아중동) 등 3개 권역본부를 추가했다. 기아차도 기존 북미와 유럽, 러시아권역본부에 이어 올해 초 아태, 중남미, 아중동 권역본부를 만들었다.

과거 본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던 해외 생산·판매법인을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특히 인도와 러시아 등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권역본부 체계로 생산과 판매를 일원화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권역본부 체계의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설립으로 현대차 아태권역본부는 온전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아태권역본부는 생산이 부재하고, 판매법인이 각국으로 분산된 불완전한 권역본부였다. 하지만 인도네이사 공장 투자가 본격화 하며 '생산과 판매를 현지화·일원화 한다'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이 구현될 수 있는 온전한 형태의 권역본부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 후 3년여 걸친 면밀한 시장 조사 등을 거쳐 공장 설립을 최종 확정했다"며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서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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