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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STX, 갈길 먼 '종합상사' 변신 '자율협약' 재무구조 개선, 매출·영업익 변동성 해소 과제

김성진 기자공개 2019-11-29 08:59:2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자산 규모가 23조원에 달했던 STX그룹의 지주사 ㈜STX의 자산총액은 현재 6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STX그룹은 조선·해운 사업 중심의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단기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지만 그룹 해체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주력 계열사였던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팬오션(현 팬오션) 등 모두 해체와 함께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고 독자 생존을 모색하거나 다른 기업에 편입됐다.

지주사였던 ㈜STX는 지난 2013년 그룹 해체와 자율협약 절차에 들어가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았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던 ㈜STX는 2018년 중국계 사모펀드투자(PEF) 운용사인 AFC코리아에 인수되며 약 5년간의 자율협약을 끝마쳤다.

계열사 대부분을 잃어버린 ㈜STX가 재도약을 위해 새로 찾은 생존법은 바로 '종합무역상사로의 변신'이다. 90년대 들어 각 기업이 개별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종합상사'라는 업종의 정체성의 희미해진 현재, '종합상사'를 부활의 지렛대로 삼은 것은 다소 의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TX의 종합상사 도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에너지·원자재·해운업 등 영위…흑자와 적자 반복

㈜STX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1137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소폭 증가해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영업손익은 지난해 97억원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STX는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기계·물자, 해운·물류 등 4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무역상사를 표방하고 있다. 유연탄, 석유 등 에너지 자원뿐 아니라 철강제품, 알루미늄, 아연, 니켈 등 원자재 수출입 사업을 하고 있다. 또 플랜트 및 선박 엔진 및 기자재 등도 공급하며, 자회사 STX마린서비스를 통해서는 해운·무역 사업을 펼치고 있다.

㈜STX는 그룹 해체 이전부터 순수 지주사가 아닌 사업형 지주사로 자체 사업들을 하고 있었다. 해체 이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사업의 개요' 항목을 살펴보면 '선박 및 발전소 연료 공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과 각종 산업용 기자재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라고 명시돼 있다. ㈜STX의 종합무역상사로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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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이후 실적을 살펴보면 매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적자와 흑자 전환이 반복됐다. 해체 첫 해인 2014년에는 3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듬해인 2015년과 2016년에는 연달아 34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여기에는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으로부터 받은 매출채권이 두 회사의 경영난 탓에 손실비용으로 처리된 게 영향을 미쳤다. 2017년에는 440억원 이익을 거둬 흑자로 돌아섰으나 2018년에는 또다시 1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150억원의 흑자를 기록 중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배기업인 ㈜STX가 영위하는 각종 수출입 사업과 자회사 STX마린서비스 등을 통한 해운·무역 사업 모두 매해 들쭉날쭉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STX는 지난 2016년 상사업과 해운·무역사업은 각각 1058억원, 5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7년에는 302억원, 186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엔 다시 두 사업에서 또다시 각각 70억원, 54억원의 손실을 냈다.

㈜STX 관계자는 "상사 부문에서는 지금까지 원자재 수출입 비중이 높은데 최근 수년간 원자재 가격이 하락과 함께 헷지가 덜 된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거의 100% 헷지가 가능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STX 마린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이라크에서 디젤 발전소 복구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플랜트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입 비용이 많이 들어가나 향후 안정적인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지표 개선 '잰걸음'

㈜STX는 영업실적이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채권단 관리 아래 재무지표 개선을 이뤄냈다. ㈜STX는 자율협약 기간 동안 무상감자, 출자전환,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600%를 초과했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기준 700%까지 떨어졌다. 1조2000억원에 달하던 부채총계를 5000억원 수준으로 줄인 덕분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미만일 때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간주하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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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9000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이 3000억원 대로 줄었으며 이중 단기차입금은 580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 때 100%를 초과했던 차입금의존도와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한 지표인 순차입금 역시 5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STX 관계자는 "자율협약 기간 동안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등 재무개선을 이뤘다"며 "AFC코리아에 인수된 후에 운영자금을 수혈 받는 등 최근에도 재무개선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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