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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한우물' VC 명가 산증인 신기천 대표 [에이티넘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①'모험·신뢰' 토대 황금기 구축 1세대, '원펀드 전략' 입지 다져

안경주 기자공개 2019-12-02 08:14:45

[편집자주]

업계 맏형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1988년 설립된 이래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벤처캐피탈(VC)이다. 다양한 국내외 경제 및 산업구조의 변화흐름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벤처투자 명가로 자리를 잡았다. 업계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국내 VC의 펀드 대형화 물꼬를 튼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에이티엄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4: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수십년간 한 곳에 몸을 담는 것은 쉽지 않다. 개별 심사역이 탄탄한 성과를 쌓으면 몸값이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또는 투자자를 모아 직접 벤처캐피탈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1조 거부' 이민주 회장의 투자회사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는 신기천 대표이사(부회장·사진)는 이 같은 업계의 분위기에 비춰볼 때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1989년 입사한 후 현재까지 30년간 재직 중이다. 특히 한국 경제 발전에 따른 산업 트랜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20년째 무리 없이 이끌며 조직과 투자 심사역의 비전을 일치 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심사역으로 출발, 장수경영 20년

[크기변환]신기천 대표이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1988년 10월 중소기업창업지원에 근거해 설립됐다. 설립 때부터 현재까지 30여년 동안 최대주주는 에이티넘파트너스로 변동이 없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지분 32.44%를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신 대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역사 그 자체다. 대전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새로 설립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1989년 투자심사역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희노애락을 함께 해오고 있다.

사실상 창업 공신으로 꼽히는 신 대표는 한미창업투자 시절인 2000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줄곧 신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체로 3~4년이면 경영진을 교체하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민주 회장의 사위인 이승용 대표이사가 2018년 취임한 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신 대표 1인 체제는 깨졌지만 여전히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신 대표가 오너의 든든한 신임 속에서 독자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온 탓이다. 실제로 신 대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황금기를 구축한 대표적인 1세대로 꼽힌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신 대표는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장수 CEO로 산업 트랜드에 맞춘 투자로 인해 IT와 바이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지속적인 성과를 냈다"며 "하나의 펀드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원펀드(One-Fund) 전략'을 구사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대 벤처펀드 이끈 '원펀드 전략'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특징은 '원펀드 전략'이다. 다수 펀드를 운용하는 대신 한 펀드 내에서 산업별, 성장 단계별 투자를 진행하는 형태다. 이는 펀드 대형화를 위한 차별화된 시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신 대표는 이 같은 전략을 주도하면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벤처캐피탈 명가'로 자리매김 하도록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현재 단일 벤처펀드 기준 국내 최대 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2017년 12월 4차 산업혁명 분야 투자를 위해 3500억원 규모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을 결성했다. 그 전까지 단일 기준 국내 최대 펀드도 역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2014년 2030억원 규모로 결성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이다.

단지 펀드 규모로만 승부하는 건 아니다. 수익률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조합 청산 내부수익률(IRR) 또한 20~30%대로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2009년 결성돼 2017년 하반기 IRR 30.9%를 기록한 '신성장동력펀드'가 대표적이다.

하나의 펀드에 전사적인 자원을 집중하고 인력과 산업 및 이해상충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는 운영 방식으로 성과를 낸다. 예컨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심사역 대부분이 한 펀드에 투입되는 형태다. 20명에 달하는 전체 인력 중에서 심사역은 14명가량 된다. 대표펀드매니저는 황창석 부사장이 맡지만 신 대표 역시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이 외에 맹두진 전무, 정민재 상무, 김제욱 상무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표펀드매니저를 포함한 핵심 운용인력 모두가 제조·바이오·IT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만큼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기업 발굴 뿐만 아니라 밸류업 지원에 나설 수 있다.

신기천 대표 프로필

◇ 투자철학 '모험·창업자에 대한 신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내부에선 독립형 벤처캐피탈로서 고객의 자산을 받아 운용에만 100%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신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장수 CEO 반열에 올랐지만 투자심사역부터 출발한 만큼 심사역 중심의 조직문화 형성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

이는 신 대표의 운영 철학에 기반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원펀드 전략처럼 심사역들이 전문성을 띄는 분야가 곧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추구하는 방향이 되는 선택과 집중을 투자운용 전략으로 삼고 있다.

또한 신 대표의 투자 철학은 벤처캐피탈의 본질인 '모험'과 '창업자에 대한 신뢰' 두 가지를 중시한다. 신 대표는 "벤처캐피탈은 기술력은 있지만 리스크도 높은 벤처에 투자하는 모험적인 성격과 창업자와 신뢰를 통해 동반성장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의 투자 철학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걸어온 그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관측이다. 1989년부터 합류해 사실상 창업 공신으로서 30여년간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벤처투자의 길을 걷고 있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창업자라고 할 수 있는 이민주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신뢰를 얻어 톱티어(Top-Tier) 벤처캐피탈로 성장시키고 있는 탓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이끌어온 신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펀드 출자자가 국민연금, 한국모태펀드, 고용보험기금, 공무원연금기금, 군인공제회, 산업은행 등 국내 출자자로만 구성됐지만 향후에는 해외출자자를 발굴하고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지역에 해외펀드도 직접 운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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