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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으로 눈 돌린 현대차]'토요타 넘을 수 있다' 가능성 확인한 베트남③CKD 합작법인 현지 점유율 20%, 품질·브랜드 '일본차'에 안 밀려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3 10:19:45

[편집자주]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현대차그룹은 계속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차 기술 축적'과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의 구조 개혁'이 변화의 키워드다.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속도도 빠르고, 규모도 커진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만들어 새로운 글로벌 판매 루트를 개척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의 아세안시장 개척 의미와 전략, 향후 성장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0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안 시장을 정조준한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1년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판매에 돌입한다. 연간 판매량 등 구체적인 수치를 외부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연산 25만대 공장을 가동할 계획인 만큼 1차 판매 목표는 연간 25만대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세안 시장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아세안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아시아태평양권역본부(아태권역본부)를 설립한지도 채 2년이 안됐다. 현지 생산 공장도 이제 막 첫삽을 떴다. 현대차가 다소 무모할 것 같은 도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완성차 '텃밭' 점유율 80%…언젠가 '넘어야 할 산'

현대차가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완성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를 넘어서야 한다. 토요타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업체들은 1970년대부터 아세안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등 꾸준한 투자를 통해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토요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아세안 시장 점유율은 줄곧 80% 안팎을 유지했다. 특히 아세안 최대 완성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토요타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8개사의 점유율이 2018년 기준 90%를 넘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2% 수준이다.

아세안 완성차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일본차의 장벽은 아세안 10개국의 세제 등에도 녹아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주요 아세안 국가들은 2018년 역내 관세 철폐에 대비해 자국 업체 및 앞서 진출한 일본 완성차 브랜드에 유리한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안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는 최저 소비세율 기준을 배기량 1.5L(리터)로 설정해 해당 엔진이 없는 비(非) 일본 차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태국은 소비세 부과 기준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변경해 세율을 대폭 높이면서도 일본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픽업트럭은 제외시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세안은 일본 메이커들이 오래전부터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활용한 도로 건설 및 SOC 개발 등으로 지방에까지 파고 들었다"며 "아세안 시장은 일본 메이커들의 텃밭으로, 제3국 제조사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텃세가 심하다"고 말했다.

◇합작사로 틈새공략…'대박난 베트남'에 자신감 상승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 진출을 결정하고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설립하기까지는 약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현대차는 2017년 말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해외영업본부 아·중·아(아시아·중동·아프리카)실 산하에 '아세안(ASEAN)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판매망 구축과 투자 확대를 위한 현지 시장조사 및 관련 법규 점검 등을 진행했다.

아세안 TF 팀장은 정방선(현대차 아·중·아 실장) 이사가 맡았다. 정 실장은 현대차 인도법인 판매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아시아 자동차 시장 판매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정 실장을 중심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현지 생산·판매를 본격화 했을 경우 얼마만큼 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거듭했다. 이렇게 탄생항 TF는 지난해 말 아태권역본부 체계로 전환됐다.

다소 더디게 진행되던 아세안 지역 생산 공장 설립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 덕분이다. 현대차는 2017년 3월 차량을 위탁생산 하던 베트남 탄콩그룹의 HTMV(Hyundai Thanh Cong Manufacturing Vietnam)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자본금 66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세웠다. 연산 6만대 수준의 CKD(반제품조립) 공장으로 시작한 HTMV는 오는 2020년 하반기 10만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 베트남 현지 판매량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아세안 시장 공략의 '열쇠'를 찾았다. 최근 베트남 자동차 시장 1위인 일본 토요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HTMV의 올해 1~10월 누적 생산량 6만14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3% 늘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생산량 5만8111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 대로라면 올해 7만5000대 안팎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TMV는 지난해 시장 판매 점유율 약 20%로 전체 브랜드 중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토요타와 판매량(소매 기준)에서 2000여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해 월간 판매량에서 토요타와 엎치락뒤치락 하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i10, 엑센트 등 소형차와 SUV인 투싼, 코나 등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베트남에서 토요타를 맹추격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보편적인 시각"이라며 "하지만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 등으로 우호 분위기가 조성된 영향도 있고 다른 아세안 국가들의 상황이 꼭 같지는 않다. 완성차 시장도 조금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세안 시장에서는 관세 때문에 한국에서 차량을 제작해 수출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제작해 절반 정도를 아세안 지역에 수출할 계획이고,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점유율을 20%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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