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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인수자는 누구?…공시 수위 '갑론을박' [CB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⑥TRS계약 포함 펀드명 공시 의무화 vs 사모펀드 자율성 보장

이민호 기자공개 2019-12-05 08: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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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CB 시장은 헤지펀드의 진입으로 개인들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인 CB는 밑이 막히고 위가 열린 투자자산으로 한동안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불거지면서 CB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메자닌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벨은 메자닌 중에서도 투자 비중이 높은 CB를 둘러싸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개선방향 등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4: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환사채(CB) 발행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수자 정보 공시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차 인수주체만 표기해도 무방한 현행 공시체계에서는 실제 자산이 편입되는 펀드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데다 특히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일 경우 계약 상대방인 펀드가 전혀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공시체계만으로도 시장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자율성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사모펀드인 만큼 거래 세부사항까지 시장에 공개할 의무는 없으며 공시의 주요목적인 발행물량은 이미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1차 인수주체만 공시의무…자산편입 펀드·TRS 계약펀드 '정보 없음'

CB 발행공시에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에는 펀드를 통한 인수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작성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현재 공시체계가 기준으로 삼는 것은 1차 인수주체다. 이때 인수 이후의 시장참여자별 계약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CB 인수주체가 펀드일 경우에 한해서라도 구체적인 펀드명이 드러나도록 공시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기준을 따르면 실질적으로 해당 CB를 편입하는 주체가 펀드이더라도 신탁업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인수자로 오른다. 투자신탁 형태인 펀드의 법적 성격상 펀드 운용지시를 받아 실질적으로 매매주문을 하는 주체가 신탁업자인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신탁업자만 표기하는 것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자산이 편입되는 펀드명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운용사가 증권사와 TRS 계약을 맺을 경우 증권사가 인수자로 기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TRS는 운용사가 일정 수준의 증거금을 증권사에 납부하고 매입지시를 내리면 증권사 델타원 부서가 자산을 매입하고 보유하는 대신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익이 운용사에 귀속되는 계약이다. 운용사가 증권사에 지급하는 증거금은 통상적으로 매입자산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운용사로서는 자산 직접매입보다 낮은 비용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문제는 해당 증권사가 자기자본(PI) 투자로 인수한 것인지 TRS 계약에 따라 인수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실상 CB 인수자인 운용사나 펀드가 노출되지 않는다.

A 운용사 관계자는 "TRS 계약을 제공하는 증권사가 몇 없기 때문에 운용업계에서는 이들 증권사가 CB를 인수할 경우 TRS 계약에 따른 것으로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일반투자자는 공시만 봤을 때 증권사가 고유계정을 투입했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사와 인수자가 필수 기재사항 외에 시장에 노출할 디테일한 정보를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이는 시장에 편향된 정보가 퍼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CB 발행결정 공시는 발행주관사가 대부분 작성을 대행하고 있는데 발행사가 유력한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이를 표기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인수자로서도 투자실적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디테일한 사항을 일부러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자문사 관계자는 "CB 발행은 기존주주들에게는 중요한 이벤트이므로 어떤 투자자들이 어떤 형태로 신규투자를 집행했는지 정확히 드러나는 것이 공시의 목적에도 부합한다"며 "현행 공시체계는 인수자를 필수 기재사항으로 두고 있으면서도 인수자 정보가 명쾌하게 제시되지 않는 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TRS 계약조건 '천차만별'…사모펀드 운용 자율성 '보장'

현행 공시체계에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운용 자율성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사모펀드인데다 TRS 계약은 증권사 영업기밀에 속하는 것으로 굳이 계약에 따른 이익이 어느 주체와 공유되는지에 대한 사항까지 시장에 밝힐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CB 인수계약서상 인수주체가 증권사인 만큼 공시에만 TRS 계약 상대방이 되는 펀드를 추가로 기재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TRS 계약내용이 계약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으로 기재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운용사가 해당 자산의 손익을 100% 부담할 수도 있지만 이 비율을 다르게 설정해 증권사가 인수한 자산 일부를 고유계정으로 담고 나머지에 대해서만 TRS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등 계약별로 조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세부 계약조건까지 시장에 제시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헤지펀드의 경우 펀드별 인수내역이 정보제공을 의무화할 정도로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에서도 행사물량만 기입될 뿐 어느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이 전환되는지를 기입할 필요는 없다. 기존 투자자로서는 어떤 주체가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보다 언제 얼마만큼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한다는 주장이다.

C 운용사 관계자는 "CB 발행공시의 목적은 발행물량을 명확히 적시해 기존투자자를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인수주체는 공시 목적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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