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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판을 주도하는 세력은 ‘사모펀드’'FSC·LCC' 전반, 지분 확보…적대적 관점서 '개혁 요구', 직접 '경영 시도'도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11 08:30:15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4: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진행되는 항공업 구조조정의 판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누굴까. 큰 틀에서 사모펀드가 일련의 항공업 구조조정 최전선에 서 있다. KCGI로 촉발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대한항공에 대한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됐다. 그 여파는 경영 불안에 빠진 다른 항공사에도 급격하게 퍼졌다. 현대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크고 작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한진그룹은 올 상반기 KCGI의 거듭된 ‘요구’에 따라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대한항공에 대한 구조조정 및 경영 정상화다. 불필요한 비핵심자산 일부를 매각하고, 본질인 항공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주주로서, 또는 지배 주주와 대척점에 선 사모펀드로서 KCGI의 요구는 대한항공 구조조정을 이끌어 냈다. 연쇄적으로 계열사인 진에어에도 여파가 미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 들의 참여는 딜에 초반부터 큰 변수로 작용했다. 예비입찰이 완료된 이후부터는 사실상 딜을 주도하는 곳은 FI였다. 사모펀드들의 참여가 확정되는 순간부터 M&A 과정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항공업계 및 경제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과 맞물린 M&A였던 만큼 사모펀드들은 깊숙하게 딜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의 한 축으로 작동했다.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서서울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본입찰이 마무리되고, 전략적투자자(SI)인 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여전히 사모펀드들의 힘은 약해지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이 주도권을 쥐고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 하겠지만, FI인 미래에셋대우의 직간접 참여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이미 미래에셋대우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한 국내 항공업 구조조정 계획이 인수전 초반부터 짜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대우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업 전문가를 모셔와 글로벌과 국내 항공산업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FSC에서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이끌고,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을 통해 LCC 시장에 만연한 경쟁구도에 대한 해법도 수립했다”고 말했다.

매각설에 휘말린 이스타항공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도 사모펀드다. 여러 인수 주체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곳은 G&A라는 사모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G&A에서 투자설명서(IM)을 만들어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 등을 접촉한 것은 M&A에 대한 가능성을 키웠다. G&A는 IM자료에 현재 항공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이 가운데 사모펀드가 SI 지분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직접 진두지휘 하는 플랜도 담았다.

제주항공도 사세 확장과 항공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아시아낭항공 인수전에 뛰어 들었고, 완주했다. 이 과정에서 자체 여력이 크지 않았던 만큼 여러 사모펀드와 연합하는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항공업 구조조정 관점에서 보면 사모펀드들이 제주항공을 발판으로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에 직접 발을 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자금조달 능력이 약했던 제주항공은 최소 2곳의 사모펀드와 연합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수하는 전략을 세웠었다. 그만큼 사모펀드의 입김이 컨소시엄 내에서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최근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사모펀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영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 LCC들의 대주주 구성에서도 사모펀드들의 입김은 작지 않다. 에어로케이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가 지분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와 플라이강원은 각각 SI가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SI들이 여러 경로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각 항공사들은 사모펀드들과 불편한, 혹은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다. 파트너십 형태로 SI와 연합해 단순 투자자 형태에 머무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실제 항공사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가치를 끌어올려 투자 차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분을 인수하거나, 인수 시도가 진행 중인 사례가 더 많은 상황이다.

향후 항공업 구조조정이 더 본격화 하면 이렇게 항공업 전반에 걸쳐 있는 사모펀드들의 역할은 더 극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투자자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조정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 구조조정을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며 "힘있는 1~2위 사업자가 없는 항공업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SI(전략적투자자)를 중심으로 합종연횡 및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다른 업종과 다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항공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다른 관계자는 "확실한 SI가 아니고서는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자금력이 부족한 항공사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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