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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First in class' 외길…백토서팁은 시작일 뿐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이사

이지혜 기자공개 2019-12-13 08:25:4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드팩토의 성공전략은 단순하다. 오직 "First in class(혁신신약)"다. 치료제가 전무한 분야에서 신약을 만들어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글로벌 제약회사로 단숨에 발돋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도 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이사의 자신감은 기초연구에서 비롯된다. 본인이 권위자로 자리매김한 분야에서, 직접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 대표가 수십년 간 연구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점은 2021년이다. 이번 IPO는 결실을 맺기 위한 마지막 거름과도 같다.

◇백토서팁, 'First in class' 전략 첫 주자될까

"과거 제약회사처럼 패스트팔로워에만 머무르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어렵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 김 대표의 철학은 확고하다. 제아무리 리스크가 커도 혁신신약을 개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첫 야심작이 바로 백토서팁이다. 백토서팁은 TGF-β 신호전달 억제제 중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TGF-β가 암세포에 의해 분비되면 암의 성장을 유도하며 면역세포의 활성을 낮추고 면역항암제의 약효를 낮춘다. 백토서팁은 TGF-β를 억제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게 해준다.

백토서팁의 또다른 특징은 바이오마커(질병의 진단이나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단백질, 유전자, 대사물질)에 기반해 환자를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백토서팁이 효과를 낼 수 있는 TBRS라는 바이오마커가 많이 발현되는 환자만 임상에 참여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또 적은 환자로도 통계적 유효성을 검증받을 수 있고 초기임상 데이터만으로 FDA로부터 조건부 판매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환자의 체질과 맞지 않는 항암제는 암세포를 사악하게 만들어 환자를 더 힘들게 한다"며 "반면 바이오마커에 기반해 환자 개인에게 맞춤형 항암제를 제공하면 암을 뿌리뽑을 수 있고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드는 임상 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드팩토는 현재 MSD의 키트루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등을 벡토서팁을 병용해 공동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가 백토서팁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탄탄한 기초연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TGF-β는 미국 국립 연구소의 마이클 스폰 박사가 발견했다. 김 대표는 그와 함께 일하며 미국 국립 암 연구소의 종신수석 연구원까지 지냈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초 TGF-β가 손상되거나 돌연변이로 변하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한다는 사실과 TGF-β에 의한 항염증 활성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김 대표는 "대표가 되면 기초연구를 그만둬도 되는 게 아니냐고들 말하지만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과학의 최신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국제학회와 접촉해야 하며 기초연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네이쳐 등 저널에 암, 염증, TGF-β 관련한 290여편의 논문을 썼으며 TGF-β 연구논문은 모두 4200여 회 인용됐다.

◇"백토서팁, 늦어도 2021년 성과 가시화"…과학자로서 꿈

백토서팁의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20년 이후다. 메드팩토는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에는 2021년 이후 백토서팁이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이전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임상이 진전돼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본격적 논의에 들어가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모자금 중 백토서팁에 투입되는 자금이 내년까지만 집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1년이면 기술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때까지 필요한 임상시료만 만들면 된다는 게 메드팩토의 입장이다.

김 대표는 "중국 제약회사가 백토서팁의 기술이전을 제안했지만 신뢰성 높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진행해 가치를 높이고자 당시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백토서팁의 뒤를 이을 주자도 이미 정해져 있다. 진단키트인 MO-B2와 항암제 MA-B2다. 두 파이프라인은 BAG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데 이 단백질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면 혈액에 다량 분비되며 면역세포의 활성을 무력화한다. BAG2 단백질의 역할은 김 대표가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MO-B2와 MA-B2는 2021년 기술이전 및 로열티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메드팩토는 예상했다.

김 대표는 "BAG2 단백질과 관련된 모든 특허작업을 끝냈고 세계 유수 저널에 이미 논문도 내면서 경쟁사의 공격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며 "남은 일은 상용화 뿐"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모든 과학자들의 꿈은 본인의 연구가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백토서팁은 내가 과학자로서 꿈을 이룬다는 의미"라며 "탄탄한 기술력으로 하이리스크 하더라도 하이리턴으로 투자자에게 갚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팩토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4만원으로 확정됐으며 총 공모주식 수는 151만1000주다. 상장예정일은 19일이고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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