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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산시장 오디세이 [WM라운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공개 2019-12-16 10:53:2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07: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은 경기침체 우려로 불안감이 한 해를 억눌렀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은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안전자산 수익률이 좋아지고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위험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를 기준으로 볼 때 10월까지 글로벌채권은 7% 가량의 수익이, 글로벌주식은 17% 안팎의 수익이 났다. 신흥시장보다는 선진국 주식시장 수익률이 높았고 미국은 무려 20% 넘는 수익률을 시현했다.

반면 우리나라 주가는 연초 대비 10월까지 5.5% 하락했다. 주가자산비율(PBR)이 0.8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었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았다. 글로벌자산이 없는 사람들은 괴리감과 소외감이 어느 때보다 컸던 한 해였다.

금리인하 때문에 리츠(REITs)는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미국 리츠 수익률은 28%에 달했다. 리츠 시장이 뜨겁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인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평가됐던 상장 부동산펀드 중 가격이 30~40%나 오른 종목도 있다.

올 한해를 돌이켜 보면 시장은 대중의 믿음과는 달리 움직였다. 2018년 말과 2019년 초 경기 침체를 우려해 위험자산을 매각한 사람이 기회 손실이 가장 컸다.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 가격이 오르자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자산을 옮겼다가, 이후 주가 오르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2018년에 성과가 부진했던 리츠가 자산군들 중 거의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시장에 대해 만나는 사람들마다 깊은 우려를 표명했지만 정작 주가는 MSCI 중국 지수 기준으로 15% 이상, 본토 증시는 30% 이상 상승했다. 베트남은 예상한 정도의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정작 걱정해야 할 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었다.

시장의 이러한 움직임을 족집게처럼 맞춰 돈을 번 사람은 소수였다. 가격 하락에 놀라 위험자산을 팔지 않은 것만도 잘한 일이었다. 시장은 항상 이래왔다. 2020년의 자산시장 전망 역시 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들 리츠를 올해에 이어 가장 좋은 자산으로 추천하지만 한 해에 30% 오른 자산군이 이듬해에도 10~20% 상승하려면 엄청난 재료가 있어야 한다. 내년에 우리나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별로 없다. 다만 그 힘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2020년 역시 큰 실수를 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2020년에 일어날 몇 가지 사실을 모아 보자. 우선 기업이익이 2019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기준으로 2019년 -1.2%에서 2020년에는 9.6%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 전반적으로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높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경기로 인해 2018년과 2019년 연속 하락했던 기업이익이 2020년에는 20%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주요국들 중 가장 낮은 PBR에 가장 높은 기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다만 수출은 잘 되고 내수는 부진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둘째 중국경제의 큰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한다. 중국에 대한 우려는 많지만 경제는 항상 삐걱대며 움직인다. 중국은 과거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던 모습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경상수지는 거의 균형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에서 내수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2019년 주식시장도 소비재, 헬스케어 섹터 수익률이 가장 좋았고 뒤 이어 IT 섹터가 23% 상승했다.

내수산업과 서비스산업의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이 일어나고 이는 다시 내수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은 서비스산업을 비롯해 내수를 확대하면서 바이오, 전기차 등 신성장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우리나라 사례처럼 부동산부문과 부채의 관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셋째 채권금리는 여기서 더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기 침체 예상에서 벗어나면서 금리가 최근 단기적으로 반등한 것일 뿐, 내년을 견고한 경기 회복세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고 세계경제가 아직 초과 공급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넷째 베트남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 갈등의 가장 큰 수혜자이며 이 효과는 2020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베트남 주식시장은 12% 상승해 MSCI 신흥시장 지수 수익률(8%)보다 더 올랐다. 중화권의 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중국에서 다른 신흥국으로 세계 가치사슬체계가 변하면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가 이전되고 있다.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던 상품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근래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 베트남 시장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020년에는 리츠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내년에는 공모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상품도 다양해질 것이다. 다만 리츠의 자산가격 상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리츠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해야 한다. 향후 저금리가 지속되므로 장기적으로 일정한 배당수익률 이상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은 투자기회다.

리츠는 주식보다 변동성이 클 때도 많다. 항상 시장가격 하락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격등락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배당수익률에 초점을 맞추면 여전히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안정적인 배당금과 적정 수준 이상의 배당수익률, 그리고 차입비율과 편입 부동산의 퀄리티(quality)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2020년은 우리나라 주가가 좋을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게 아니므로 유의해야 한다. 세계경제 역시 초과공급과 수요부족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량한 자산을 보유하고 글로벌로 분산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산배분은 1년이 아닌 5~10년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더불어 부동산도 분산해야 한다. 글로벌 분산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예금을 줄이고 중위험·중수익 인컴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CIO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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