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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회장 놓고 구현모·김태호·노준형 3파전 정치자금법 수사·친정부 인사·기업경영 및 전문성 항목 등 변수

성상우 기자공개 2019-12-16 10:17:1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라운드에 돌입한 KT 회장 선임 절차가 3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1차 심사를 맡은 KT 지배구조위원회가 발표한 후보 9명 중 KT 현직 출신은 3명, OB로 꼽히는 KT 출신 외부인사는 5명, 외부 인사는 1명이다. 현직과 OB, 외부에서 각각 한명씩 추려지는 구도다. 구현모 현 KT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12일 밝힌 회장 후보 중 KT 현직 인사는 3명이다.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사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구현모 KT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

3명 중 구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그가 맡고 있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이 KT의 미래 핵심 사업분야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많은 미디어 및 IPTV 사업이 이 부문에 속해있다. KT의 미디어 사업은 최근 다수의 신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차세대 OTT 서비스 '시즌'이 나왔고 IPTV 브랜드'올레tv'는 AI를 탑재한 개인화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KT의 유료방송 역시 점유율 약 31%로 1위 지위를 유지 중이다. 미디어 부문 매출은 올해 들어 매분기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IPTV 가입자 역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구 사장의 사업 부문은 외부에 드러나기 좋은 영역이다. 매출, 가입자 숫자 등으로 이 사업이 얼만큼 성장했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미디어 사업 자체가 최근 통신업계 전반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각사의 '탈통신' 움직임이 미디어 및 IPTV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구 사장에게 유리한 요소다. 다만, 황창규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 사장의 내부 대항마로 꼽히는 이동면 사장은 KT의 현재가 아닌 '미래 사업'을 맡고 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블록체인, 미세먼지 플랫폼, AI 사업 추진 및 연구가 그의 소관 하에 있다. 대부분 사업 성과를 숫자로 산출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새로 추진된 사업들의 성공 여부도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경영자로서의 경영 역량 및 전문성을 판단하는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KT에서의 경력 대부분이 R&D 부문에 치우쳐있다는 점 역시 최고경영자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인물로 꼽힌다. 업무 역량이나 개인의 성품 및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종합적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부문과 사업 부문을 두루 거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내부 인사 3인 중 유일하게 부사장급이라는 점이 '무게감' 측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한다.

KT 출신 OB(올드보이) 진영에선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임헌문 전 KT Mass 총괄사장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김 전 사장의 소폭 우위가 점쳐진다.

김 전 사장은 KT에 연구직으로 입사해 남중수 사장 시절 혁신기획실장을 거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임원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하림그룹과 차병원그룹을 거치며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했다. 지난 2014년엔 민간 출신 최초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에 선임됐고, 2016년엔 서울지하철 1~4호선을 관할하는 서울메트로 사장에 발탁됐다. 이듬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가 통합해 출범한 서울교통공사 초대 사장이 됐다. 현 정권과 가까운 포지션에 있다는 점도 김 전 사장에게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 정부 권력 핵심부와의 연결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측 인사로 분류되는 노 전 장관도 유력 후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현 정권 모태인 참여정부 진영에 합류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했고, 이듬해 장관으로 임명됐다. 최초로 초고속정보통신망을 도입하고, 참여정부의 ‘IT 839’ 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장본인이라는 평가다. 정보통신부에서 10여년간 통신산업을 담당한 점 등 ICT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행시 21회 정통 관료 출신으로 대정부 및 대외 교섭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항목이다. 나이가 66세로 다소 많고 기업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한편,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호선한 회장후보심사위원회(회심위)는 이번주부터 본격 최종후보 선정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개별 후보 심사 및 심층 면접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지배구조위원회에 이어 2단계 심사를 맡은 회심위는 사내이사 1명(김인회 사장)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됐다. 회심위는 최종 후보를 최대 5배수 이내로 추려서 이사회로 넘길 예정이다. 이사회에선 선정된 최종 후보 1인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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