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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이낸스 3.0]'기업금융' 강자 하나은행, 로컬 공략 '박차'⑥BUKU3 등급 획득 유일…디지털뱅크, IB딜 참여 등 신수익원 다각화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현지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20 11: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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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 KEB인도네시아)은 국내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인도네시아 내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옛 외환은행 시절부터 일찍 진출해 무려 30여년 간 기업금융을 토대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외환은행-하나은행의 통합 이후에는 '로컬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며 현지 장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지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풍부한 IB 딜에 참여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KEB인도네시아의 자산 규모는 11월 말 기준 4조1000억원을 넘어선다.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31위 수준이다. 자기자본은 9조409억루피아(7540억1106만원)에 달하며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BUKU3' 등급을 획득한 상태다. 달러 기준으론 10위권에 들어 사실상 메이저 플레이어로 분류된다. 더욱이 국내본사에서 달러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지서 부동산금융, 인프라금융 딜이 발생할 때마다 참여제안을 받고 있다.

박종진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 부행장은 "내년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디지털전환, IB 트렉레코드를 끌어올리는 등 신성장 사업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한국계 기업금융로컬 소매금융 '선회',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KEB인도네시아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외환은행(KEBI)이 'PT은행 파사르 파기마주(PTBankPasarPagiManju)'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 처음에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여·수신 업무를 영위해나갔다. 옛 하나은행도 1990년 처음 인도네시아법인(PT Bank Hana)을 설립하며 발을 내딛었다. 2014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중앙은행 규정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두 현지법인이 통합절차를 걸쳐 'PT Bank KEB하나은행'로 재탄생했다.
KEB Hana Bank 영업점 창구 모습
KEB인도네시아는 '기업금융' 강자로 불린다. 고객 수가 47만4997명에 달하는데 그 중 기업고객 수가 7814개다. 옛 외환은행 시절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대출, 수신업무를 진행해온 덕분이다. 기업대출 비중이 총여신의 95%를 차지한다.

그러나 합병 후 로컬고객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한국계 기업에 쏠려있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로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3%에 달하게 됐다. KEB인도네시아는 그동안 로컬 영업비중을 늘리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폈다. 핀테크 기업을 비롯해 개인사업자(SOHO)들을 고객군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수출입 업무를 비롯해 외환거래 전자금융 등 일반적인 은행업 대부분을 영위하고 있다.

그 결과, 지점과 ATM수를 각각 59개, 230개까지 늘릴 수 있었다. 현지 PRIMA 네트워크망을 통한 ATM 장비까지 합하면 12만대가 넘는 수준이다. 종업원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157명에 달한다. 이는 초창기인 2014년(675명)에 비하면 71%나 증가한 수치다.

◇내실 다지기, 리스크 관리 최우선디지털·IB 주력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마련한 만큼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건전성 요구기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행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은행이 110개 정도 존재하는데 국제회계기준(IFRS9)이 이제서야 도입될 예정"이라며 "이에따라 OJK도 보수적인 기준으로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으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인도네시아는 2017년 국내 시중은행들 중에서 처음으로 BUKU3 자격을 획득했다. 보통 감독당국은 자본금 기준별로 은행의 등급을 총 4단계(BUKU1~BUKU4)로 분류한다. BKUK4는 기본자본(Tier1) 기준으로 30조원 이상의 은행만 지정될 수 있다. 만디리은행(Bank Mandiri), BRI, BCA, BNI, 뻐르마타은행(Bank Permata)등 글로벌은행 등이 해당된다.

BUKU3 등급은 자기자본 5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은행에 부여된다. 자본이 1조 이상이면 BUKU2, 그렇지 않으면 BUKU1 등급으로 나뉜다. OJK는 등급별로 이행할 수 있는 영업군을 제한하고 있다. Tier1에서 보통 충당금을 차감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리스크 대응 능력이 뛰어난 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박 부행장은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는 외국의 투자 없이, 수출입·무역 없이도 GDP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자생능력이 뒷받침되는 시장"이라며 "하나은행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에는 모바일 스마트뱅킹 솔루션 등 디지털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사용인구 8800만명은 잠재고객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KEB인도네시아는 '라인파이낸셜아시아(LINE Financial Asia)'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뱅킹 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한 상태다. 모바일 대출 시장을 선점하려는 방책이다. 현재 KEB인도네시아는 하나은행이 지분 69.01%, 라인이 20%,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가 9.98%를 갖고 있다.

오는 2023년 예정된 수도 이전에 따른 IB딜 참여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PT Sinarmas Hana Finance, 이하 SHF) 지분 15%을 보유하고 있어 합작을 통한 멀티파이낸스도 가능하다.
KEB Hana Bank 사무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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