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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정중동' 개별협상은 아직, '가격' 타진 변수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20 11:20:5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해 내부적으로 스터디는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행보는 보이고 있지 않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과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오래전부터 생명보험사 인수 의사를 밝혀온 만큼 유력한 잠재적 원매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의 인수전 참여여부를 판가름할 요소는 매각가격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18일 "최근 업계 내에서 개별협상이 진척됐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까지 푸르덴셜생명이나 골드만삭스로부터 딜 진행구조나 일정 등과 관련해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소개서(IM)는 받지 않은 상태라 아직까지 인수의향서(LOI)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투자 포인트 정도가 간략하게 소개된 티저레터를 일부 금융지주사와 재무적투자자(FI), 사모펀드(PEF)운용사를 상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비밀유지약정(NDA)를 맺은 금융지주들을 상대로 IM을 발송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KB금융을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지주 가운데 자본 측면에서나 이중레버리지비율 등 인수합병(M&A) 가용자금을 고려했을 때 가장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 내부적으로도 악화된 보험업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이 위험관리가 잘 된 알짜매물이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는 분위기"라며 "다만 내부적으로 가격에 대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빈약한 생명보험, 자사주 활용 실탄 장전…'최대 3조 이상'

KB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을 꾀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KB생명은 규모가 작고 업계 위상이 낮은 탓에 M&A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KB생명의 자산은 10조원 안팎에 불과하며 순이익이 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에 비해 확연히 적고 지주내 순익 비중도 1%가 채 안된다. 이에 KB금융은 우량매물을 찾기 위해 시장을 꾸준히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과 2016년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차례로 인수한 뒤로는 M&A 이력이 전무하다. 지난 10월까지는 미래에셋생명의 배타적 협상권을 받아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조정 실패로 무산됐다는 전언이다.

KB금융은 2019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M&A를 통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A 실탄 마련 차원에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6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축적해온 자사주 보유량만 1조3000억원(소각분 반영)에 달한다. 총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서 회계상 자본차감 항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포괄적 주식교환을 할때 매각 효과를 얻으면서 보통주자본량이 증가한다.

KB금융의 자금력을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지주사 자기자본/자회사 출자총액)이 126%에 육박한다. 추가 출자여력은 9000억원인데 자사주 활용시 2조2000원 정도로 늘어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나 배당 등을 가정할 경우 M&A를 위한 출자여력은 3조5000억~4조원까지도 확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관건, PBR 0.6배 이상 형성2조 넘을 듯

자금력만 보면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다른 M&A는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셈이라 가격 요건을 맞추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오래 전부터 인수 가치가 있다면 비싼 가격에도 인수 의사를 드려내왔다. KB금융 관계자는 "생보사 포트폴리오 보강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모든 매물을 검토할 계획은 없다"며 "괜찮은 매물이 나올 때까지 가용자금을 관리해왔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알려진 KB금융의 희망가격은 2조~2조5000억 수준이다.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6~0.9배에 해당된다. 예컨대 PBR을 0.6배로 계산한다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가치는 1조7752억원이며 0.9배는 2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PBR(0.4~0.5배)보다 높게 잡은 예상가다.

푸르덴셜생명은 무엇보다 자본적정성이 우수하다. 현재 푸르덴셜의 지급여력비율(RBC)은 505.1%로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22년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도 자본확충 이슈가 거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수입보험료와 자산기준 점유율이 업계 2% 내외로 시장 장악력이 크지는 않지만 국공채 등을 활용해 자산운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해 상품 포트폴리오도 고수익 구조로 짜여져 있다. 보험업계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해왔던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형성된 PBR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매각가가 2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게 어렵다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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