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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승부수]테라, 오비맥주·롯데주류 '반격' 버텨낼까⑤'점유율 1위' 카스, 무소불위 가격 정책…일본불매운동·종량세 변경 영향도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23 10:15:56

[편집자주]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주류기업이다. 소주시장 1위, 맥주시장 2위 자리를 점해왔다.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변방으로 밀려나기 시작한건 2000년대 중반부터다.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구름처럼(클라우드+처음처럼)' 등에 밀리며 만년 2위로 고착화되는 듯 했다. 올해 출시한 '테라'가 흥행 대박을 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때마침 레트로 열풍에 올라탄 '진로이즈백'으로 쌍끌이 흥행을 견인했다. 하이트진로는 13년 간 지속돼온 '카스 천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맥주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Terra)'의 전망이 엇갈린다. 테라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면서 '카스(Cass)'를 밀어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도 장기간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해온 오비맥주의 반격이 거세 테라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는 하이트진로에 행운도 따랐다. 일본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산 맥주 판매가 급감하면서 국내 맥주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테라도 일본불매운동의 수혜를 입었다. 향후 일본불매운동 강도가 약해지면서 수입맥주 판매량이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등 주세 개편안도 예정돼 있다. 맥주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테라는 내년에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비맥주 가격 '내리고 또 내리고'…롯데주류, '클라우드' 마케팅 재정비

하이트진로에서 6년 만에 내놓은 맥주 신제품 테라에 대한 경쟁사 견제는 곧바로 시작됐다. 특히 시장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반격이 거셌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2010년대 들어 60~70% 점유율을 차지해왔다.

3월 테라 출시 이후 오비맥주는 카스 브랜드에 대해 'Just Made' 캠페인을 펼치며 견제에 나섰다. 테라가 '청정 라거'를 표방하며 마케팅에 나서자 카스는 생산일자와 판매일자가 짧음을 강조하며 갓 만든 신선한 맥주 이미지를 내세웠다.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을 활용해 가격 인상에도 나섰다. 오비맥주는 테라가 출시된 이후 얼마 안 된 4월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발표와 실제 인상 시점 차이에 따라 가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하이트진로 신제품 입점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가격 인상 이전에 카스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면 신제품 테라에 대한 도매상들의 관심도는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맥주 성수기인 8월에는 카스 출고가격을 패키지별로 4~6% 가량 인하했다. 8월 말까지라는 한시적인 조건을 달았지만 주류도매상들의 반발이 컸다. 10월에는 맥주 가격을 인상하기 이전으로 회귀하는 이례적인 정책을 내놨다.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인하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가격 정책은 테라 점유율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판단된다"면서 "4월 가격을 기습 인상한데 이어 성수기에 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렸다 인상 이전 이전으로 회귀하는 등 오비맥주의 가격 인하 정책은 카스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하 롯데주류)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2014년 내놓은 첫 맥주 제품 '클라우드(Kloud)'에 이어 '피츠(Fitz)'까지 2연패 흥행을 노렸지만 피츠는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롯데주류는 피츠의 실패를 인정하고 클라우드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최근 클라우드 출시 초기 모델인 전지현을 다시 기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맥주뿐만 아니라 소주시장에서도 하이트진로와 경쟁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을 겨냥해 '처음처럼'의 알코올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춰 리뉴얼 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가 불을 당긴 저도화 트렌드에 롯데주류도 동참한 셈이다.

◇수입산 맥주 탄력 받으면 테라 판매 부정적...종량세 변경은 중립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수출정보(aT Kati)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아사히·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액은 5830만달러(680억원)로 지난해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이마저도 일본맥주 수입액의 90% 이상은 수출규제 직전인 올 상반기에서 나온 것이다. 7월부터 본격화 된 일본불매 운동 이후 일본 맥주 판매가 급감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테라 흥행은 일본불매운동의 수혜를 입었다. 성수기로 진입하는 7월 일본불매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일본 맥주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출시한 지 얼마되지 않은 테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에 탄력을 입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테라는 흥행에 불이 붙기 시작할 시기가 일본불매운동과 겹치는 행운도 따랐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산 맥주 판매가 다시 상승하면 테라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주세 개편도 예고돼 있다. 기획재정부는 소주는 기존 종가세를 유지하고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쪽으로 주세 개편 방향을 정했다. 시장에선 맥주에 대한 종량세 전환 시 소주 가격은 유지되는 가운데 국산맥주 및 수제맥주의 가격 경쟁력은 제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주 세금의 종량세 전환이 이뤄지면 국내맥주와 수입맥주의 세금이 동일해질 가능성이 높다. 아사히, 칭따오, 기린, 하이네켄 등 상위 브랜드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브래드 인지도가 낮은 저가 브랜드 확대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맥주 종량세 개련 관계 "상위 브랜드는 하이 싱글 마진을 미드나 로우싱글 마진으로 낮추는 판촉이 가능하다"면서 "반면 저가 브랜드는 적자 상황에서 가격 할인 마케팅의 지속성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 종량세 개편은 마이크로 브루어리나 수제맥주 쪽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규모 제조사에서는 종량세 개편으로 맥주 가격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게 되면 기존 맥주 시장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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