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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인사' KB금융, 윤종규 회장 후계구도 '윤곽' 허인·양종희·이동철·박정림 등 '4인방' 경쟁구도 형성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26 17:49:5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을 이끌 계열사 사장단이 결정되면서 '포스트 윤종규'의 윤곽도 드러났다. 기존 그룹 산하 부문장직을 겸직하고 있던 계열사 최고경영자 4인(허인·양종희·이동철·박정림) 경쟁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기존 '2+1' 임기 관행을 깨고 연임에 성공하면서 후계구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1년 임기 연장으로 허인 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함께 후계구도 한 축을 공고히 하고 있다.

KB금융은 2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양종희(KB손해보험), 이동철(KB국민카드), 조재민·이현승(KB자산운용), 허정수(KB생명보험), 신홍섭(KB저축은행), 김종필(KB인베스트먼트), 김해경(KB신용정보) 등 7개 계열사 CEO를 모두 연임시켰다. 이들이 추가로 부여받은 임기는 1년이다.

대추위가 선정한 8인의 후보들은 내주 중으로 계열사별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사장단 인사는 후계구도에 대한 윤 회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예측가능한 후계구도를 형성해 지배구조의 안정을 꾀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추가로 뉴페이스가 등장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부문장직 4명 CEO로 임명, '한 테이블'서 평가

윤종규 회장은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KB금융지주 산하 7개 사업부문장직(WM·CIB·자본시장·디지털혁신·개인고객·SME·보험)을 마련했다. 그 중 허인 행장이 디지털혁신부문장, 양 사장은 보험부문장, 이 사장은 개인고객부문장, 박 사장은 자본시장부문장을 각각 맡았다.

후계자로 점찍은 4명의 후보를 한 테이블에 두고 자질과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미였다. 해당 CEO들에겐 담당 계열사 업무를 넘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주도적 역할을 미리 경험해보라는 의미다.


더 깊은 속내에는 외풍을 차단해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 체제 출범과 함께 황영기·어윤대·임영록 전임 회장 모두 외부인사로 채워졌다. 외풍에 휘둘리는 불안정한 지배구조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인 'KB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올해 경영 측면의 안정성을 꾀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기존 업무에 익숙한 인사가 제격이라고 본 것이다. 무엇보다 윤 회장이 지난해 행장과 회장직을 분리한 이후 실시하는 세 번째 인사인 만큼 교체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윤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 만료된다.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최대한 현재 스탠스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인·양종희·이동철·박정림 구도 '굳건'

이번 인사의 포인트는 만 4년 가까이 KB손보를 이끈 양 사장의 연임이다. 그간 '2+1' 임기 관행을 깨고 윤 회장의 돈독한 신임을 재확인했다. 양 사장(전북 전주 태생)은 윤 회장(전남 나주)과는 같은 호남 출신 인사로 묶여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경영 능력도 충분히 증명했다. 보험계열사를 이끌면서는 가치경영을 통해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온 덕에 그룹 내부적으로도 그에 대해선 호평일색이다.

이 사장의 경우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 때마다 두각을 드러냈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인도네시아 BII은행 인수, 현대증권 인수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눈도장을 찍었다. 2017년 말수익성이 악화된 KB국민카드가 디지털, 해외 M&A 등 신사업을 도모하고 있을 당시 윤 회장의 지원군으로 발탁됐다. 악화된 영업 환경 속에서 실적반등을 이뤄낸 주역으로 CEO 재선임에 성공했다.

후계구도의 또 다른 축인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일찍이 1년 추가 연임을 확정지었다. 그는 장기신용은행 출신 'KB맨'이며 능력있는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풍부한 업무경험으로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젊은 마인드를 지녔다는 평이다.

특히 최근 들어 IT와 디지털 업무를 중시한 윤 회장과 디지털금융부문장으로서 긴밀한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쌓아왔다. 과거 국민·주택은행 합병 당시 전산통합 업무를 주도하며 쌓았던 IT분야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는 판단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국민은행 재직 시절부터 윤 회장과의 호흡으로 신뢰를 쌓은 케이스로 주목된다. 주로 리스크와 자산관리(WM)부문에서 역량을 쌓았는데 밝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리더십 역량까지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겸직 경험은 2017년부터 쌓았다. 당시 국민은행 WM부문 부사장직을 맡으면서 이미 KB금융 WM총괄 부사장,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을 겸해 지주-은행-증권 매트릭스 체제의 한 축을 맡아왔다. 이후 '증권가 첫 여성 CEO' 타이틀을 얻으며 그룹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KB금융 지주사·은행의 임원 인사는 다음주 단행될 예정이다. 대부분 임원의 임기가 연말에 만료되는 가운데 계열사별로 겸직 인사가 상당한 만큼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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