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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승부수]달라진 ‘정의선’의 키워드, ‘미래차·혁신·수평적 문화’'전동화 시대' 리더십 확보…시무식서 신년회로, 조직문화 개선 노력

고설봉 기자공개 2020-01-06 08:26:4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복 많은 받으십쇼. 어제 떡국 많이 드셨죠? 저는 어제 아침에 떡국, 점심에 떡국, 저녁에는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된장국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입고 나와서 놀라셨을 겁니다. 복장 자율화 하자고 하고선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의아해 하실텐데, 저는 오늘 신년회 뒤에 곧바로 대한상의 신년회에 참석해야 해서 이렇게 입었습니다. 이게 복장 자율화입니다.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입는 것. 각자 상황에 맞게 편하게 입으시면 됩니다.”

단상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모습은 2019년 시무식 때와 확연히 달랐다. 어두운 계열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둥근 무채색의 안경을 쓴 모습은 2019년과 똑같았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연단에는 정 수석부회장 외에 아무도 없었다. 연설대를 놓지 않아 그의 전신이 훤히 드러났다. 직원들과 소통을 막는 벽을 허물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시무식'에서 '신년회'로 명칭을 바꾼 점도 이러한 '정의선式 소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넓은 단 위에 홀로 선 그는 핀 마이크를 착용하고, 자연스럽게 두 손을 움직이며 대화 하듯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가끔씩 전후좌우로 몸을 움직이며 직원들과 스킨십 하듯이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은 한결 더 자연스러워졌다. 첫 시무식을 주재했던 2019년, 정 수석부회장은 다소 상기된 모습과 떨리는 음성으로 신년사를 낭독했었다. 그러나 2020년 신년사 발표에서는 자연스러움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준비된 신년사를 발표하는 중간, 원고에 없는 인사를 하거나, 덕담을 했고, 직원들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메시지는 보다 분명해지고,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시장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동의 진화는 새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이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에게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라 말했다.

미래차 시장에 대한 접근법도 보다 구체화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동화 시대의 리더십 확보’를 향후 5년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놓고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과 다투고 있다. 이 분야에서 원천기술 및 상품성을 확보한 만큼, 시장 선점을 통해 확실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플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상상 속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PE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금년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미래차 시장의 핵심요소인 자율주행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향후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사와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정 수석부회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이를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미래차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신년사에서 밝혔던 ‘조직 혁신’에 대한 부분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업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원가혁신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혁신과 함께할 기술과 비전, 그리고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수석부회장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새해 첫 날이니까 옆에 있는 사람과 악수하면서 끝내도록 하자, 이게 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고맙다”라고 말하며 신년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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