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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 뛰어든 SK증권, WM 사업 힘실리나 IB·자기매매 장기성장 한계..운용사와 시너지, 자산관리 사업 확대 '무게'

이효범 기자공개 2020-01-06 13:08:0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3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자산운용사 투자 및 인수를 잇따라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를 줄이는 가운데 SK증권은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수년간 손실을 내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자산운용사와 연계, 금융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WM) 사업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둘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이번달 승인이 떨어질 경우 인수작업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트리니티자산운용에 대한 실사 등 제반작업을 마친 상태다.

SK증권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와 함께 중국 시장 투자에 특화된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억원(20만주)을 투자해 지분 29%를 보유한 2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대주주 적격심사는 완료된 상태다.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과 트리니티자산운용의 공통점 중 하나는 주식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하우스라는 점이다. 다만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 트리니티자산운용은 국내 투자에 특화돼 있다는게 차이점이다.

업계에서는 SK증권의 이같은 움직임이 기존 사업구조에 한계를 느끼고 WM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운용사에 투자하는 것도 상품 공급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SK증권의 사업부문은 크게 위탁매매, 투자은행(IB), 자기매매, 기타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를 주인으로 맞아 SK그룹에서 분리된 가운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 시점보다 큰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위탁매매부문 실적은 걸림돌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는 줄고 있는 추세이고, SK증권의 주식수탁수수료 시장 점유율은 2016년 2.54%에서 2018년 1.99%로 하락했다. 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위탁매매부문 순손실은 2016년 242억원, 2017년 283억원, 2018년 16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순손실은 307억원으로 급증했다. 위탁매매부문에서 손실만 없애더라도 증권사 전체에서 순이익을 수백억원 늘릴 수 있는 셈이다.


SK증권은 국내에 PIB센터 등 25개 지점망을 갖추고 있다.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지점 인력수는 386명이다. 주식 위탁매매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관리수수료는 올해 3분기말 기준 10억원에 그쳤다.

더욱이 IB부문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인수되면서 SK그룹 일감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IB 시장은 압도적인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SK증권의 올해 9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5645억원으로 초대형 IB 요건인 4조원 한참 못미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들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기업 내 중소 계열사들에 자금을 대출하고, 대신에 대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받는 식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며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중소 증권사 IB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은 자기매매부문이다. 이 부문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상품을 운용하는 사업이다. 특히 위탁매매부문과 기타부문에서 매년 수백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IB부문과 자기매매부문에서 발생하는 순이익으로 손실을 상쇄하고 있는 실정이다.

SK증권은 올해 9월말까지 순이익 285억원을 벌었다. 사업부문별로는 위탁매매부문에서는 순손실 307억원, IB부문에서는 순이익 38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기타부문에서도 순손실이 235억원 발생했다. 그마나 파생상품거래와 채권투자를 통한 자기매매부문에서 순이익 445억원을 달성했다.

SK증권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WM 사업을 확대하는 게 관건이 될 수 있다. 자본력이 필요한 IB부문을 강화하려면 자본 수혈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SK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외부에서 대규모 자본수혈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또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자기매매부문 실적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자산운용사 인수가 WM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국내 증시 부진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 주식운용 하우스들은 점차 대체투자로 사업방향을 트는 추세다. 이 가운데 주식 투자에 특화된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 트리니티자산운용 등의 주요주주로 진입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SK증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인수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진행 중인 상황으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아무래도 WM 사업과 연관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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