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화)

전체기사

금감원, 라임운용 검찰 '고발' 대신 '통보' 택한 배경은 참고자료 통보·수사의뢰·고발 중 가장 낮은 단계…구속력 없어

정유현 기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0-01-21 08:19:0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무역금융펀드 폰지사기 혐의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혐의의 상당 부분을 확인,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사 참고자료 통보는 수사의뢰나 고발과 달리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쳐 사실상 판가름의 공을 검찰로 넘긴 셈이다. 당초 금감원이 라임운용을 고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종필 부사장의 도주 등으로 불법 행위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아 수사 기관에 자료를 전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라임운용의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무역금융 펀드 사기 건도 인지해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도 높은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이 커지기 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만간 라임자산운용의 사기 혐의에 대해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 통보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 참고 자료를 보내는 방식과 고발 형태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했지만 사안이 복잡한 만큼 수사 권한이 있는 검찰과 공조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자체의 불법 사안이 생기면 직접 제재하지만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횡령 배임, 사기 건 등이 발생하면 증거 자료를 취합해 검찰에 '수사 의뢰'나 '고발'을 하거나 수사 관련 참고 자료 관련 '검찰 통보'를 진행한다.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을 고발하면 검찰이 빠른 시일 내에 수사에 착수해야만 한다. 수사 의뢰는 불법적 행위가 있다는 선제적 판단 아래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단계로 고발보다는 수위가 낮다.

금감원이 택한 수사 참고자료 통보는 확실한 혐의를 잡지는 못했지만 정황 증거 등을 일부 확보했을 때 이를 검찰에 넘기는 방식이다. 수사 여부도 검찰이 정한다. 수사 의뢰나 고발과 비교해 가장 낮은 조치다.

금융 전문 법무법인 소속의 변호사는 "수사 참고자료 통보는 차후 검찰에서 자료를 활용해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금융감독원에 내용을 알려줄 의무조차 없다"며 "수사를 진행하게 될 지, 말 지의 선택도 검찰에 넘긴 것으로 검찰은 수사 참고자료 통보를 받은 사건은 정식 사건으로 받아서 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2013년 '동양 사태' 당시에도 최고 경영진을 사기 혐의를 확인 해 검찰 통보를 진행한 바 있다. 2017년 우리은행 채용비리도 검찰 통보로 갈음했다. 라임운용 이종필 부사장도 지난해 금감원이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파악한 사기건에 대해 수사 참고자료를 통보했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라임자산운용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수익률 돌려막기' '전환사채(CB) 편법거래' 등의 의혹을 검사하면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과정의 배임 혐의를 포착했고 이 부사장에 대한 수사 참고자료 검찰 통보를 이행했다.

이번에 통보하는 수사 참고자료는 무역금융펀드 관련 사기 혐의에 대한 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신한금융투자와 손잡고 무역금융펀드 라인업을 확대한 바 있다. 이중 하나가 이번에 문제가 된 '플루토 TF 1호' 펀드다. 전체 자산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가 자산 매각을 진행하며 기준가를 산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상황에 32% 가량을 차지하는 남미 소재 무역 금융 펀드도 개방형 펀드를 폐쇄형으로 전환하고 폐쇄형 투자 시기를 6년으로 연장한다고 알려왔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라임운용은 싱가포르 무역금융업체 로디움에 자산을 넘겼다. 로디움은 30%의 리스크를 가져가는 대신 대금의 60%는 2년 8개월 뒤에, 40%는 4년 8개월 뒤에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금감원은 이 같이 투자 자산 변경 내용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고발이 아니라 검찰 통보를 하는 것은 사기 관련 정황은 있으나 구체적인 혐의를 직시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8월부터 수사는 진행했지만 지난해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발표 전까지 이 사안을 정확히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라임운용이 리스크 부분에서 실수했다는 정도로 파악을 했지만 이 부사장이 도주하고 폰지 사기 연루건이 터지며 사태가 더 커졌다.

최근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모펀드)'도 환매 중단 가능성이 생기며 이 같은 사안에 대해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금감원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급 관계자는 "이종필 부사장을 고발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기관간 협조라고 이해해 달라"며 "수사 진행 여부는 검찰에 따로 확인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금감원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인가 취소 등 감독당국 차원의 징계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수사 참고자료 통보의 시기는 금감원의 추가 조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