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HDC를 움직이는 사람들]미주지역본부장 두번 역임한 김영헌⑨현장경험 기반 성장, 30년 근무 영업통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22 10:00:00

[편집자주]

HDC는 글로벌 리딩 디벨로퍼의 역량을 보유한 국내 보기드문 종합건설그룹이다.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HDC는 근래 가장 빠른 변화와 성과를 이뤘다. 지주사 체제로의 빠른 전환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재계 순위가 단숨에 수직상승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도 명실상부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성공한 HDC의 핵심인물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으로 2조원을 써냈다. 컨소시엄을 이뤘던 미래에셋대우의 투자금까지 합치면 총 2조5000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베팅이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데는 항공업 진출을 통한 모빌리티그룹으로의 도약과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국적항공사 인수 기회라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자체 경쟁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파격적인 인수가를 적어냈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구축한 노선 네트워크와 영업 능력 등을 모두 고려한 금액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물이었단 의미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러한 평가를 받게 된 데는 김영헌 여객본부장(사진)의 공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본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의 32년 역사 중 30년을 함께하고 있는 산증인 중 한 명이다. 현재는 경영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등과 함께 ‘3대 핵심본부’로 손꼽히는 여객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이 본부에는 여객(지원·전략·마케팅)과 영업, 공항 관련 팀들이 소속돼 있다. 항공사의 주요 수익창출 수단인 여객운송 사업과 관련해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영업 전략을 짜는 게 주 역할이다. 전 세계에 분포해있는 영업지점과 공항지점 등도 김 본부장이 총괄한다.

1962년생으로 올해 59세인 김 본부장은 알아주는 ‘영업맨’이다. 국내외 지점을 두루 경험하며 여객사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현지 네트워크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김 본부장은 지난 1991년 입사 후 첫 이력을 서울여객지점에서 시작했다. 7년 6개월가량 근무한 뒤 곧바로 홍콩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도 4년 동안 내리 현장경험을 쌓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손꼽히는 ‘미국통’으로 유명하다. 미주는 아시아나항공의 해외지역 중 가장 비중이 크고 중요도가 높아 '아무나 본부장으로 갈 수 없다'는 게 불문율이다. 심지어 추후 요직에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나의 코스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미주지역본부장을 그는 두 번이나 역임했다. 2011년부터 3년간 미주지역을 총괄한데 이어 3년만인 2018년 다시 미주지역본부장으로 발령받았다. 앞서 2007년부터 4년간은 미국에서 뉴욕지점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두번째 미주지역본부 근무는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다음해인 2019년 금호그룹 정기 인사에서 문명영 본부장의 뒤를 이어 여객본부장에 선임되면서다. 김 본부장은 미주본부 근무 당시 미주지역 6개 노선 모두를 데일리 운항하고 신규기종인 A350을 LA노선에 투입하는 등 수익성 확대에 힘을 쏟았다. 이 같은 공로 등을 인정받아 영업과 여객, 공항 등을 총 책임지는 여객본부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의 여객본부장 경력은 이제 막 2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1년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항공업계가 '보이콧 재팬' 등으로 유례없는 침체에 빠진데다 아시아나항공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을 실시하며 미국 시카고와 인도 델리, 러시아 사할린 노선 등을 운휴했기 때문이다. 노선을 재편하고 영업 전략을 짜야 하는 김 본부장으로선 고민이 많았던 시간일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노선 네트워크와 영업력은 탄탄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적사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지난해 3분기 여객 운송실적을 '나름' 선방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탑승률은 81.3%로 대한항공 79.5%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도 아시아나항공보다 탑승률이 높은 건 제주항공이 유일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사업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지표는 또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부터 연간 6000억원 내외의 에비타(EBITDA)를 기록해 오고 있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이 매년 6000억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항공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충분한 수준의 영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는 이같은 성과를 내는데 김 본부장이 기여했다고 인정하는 직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남들이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미주지역본부장을 두번이나 했던 인물"이라며 "해외지점 경험 등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시장에서 노선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자리를 잡는데 기여를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