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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진화]배터리·소재·윤활유까지…SK이노, 'E모빌리티'에 올인전기차 외 선박·항공 등 배터리 공급 확대 목표…'적자 개선'은 과제

이아경 기자공개 2020-01-21 09:19:00

[편집자주]

자동차와 모빌리티가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요 전시 아이템이 된 지도 오래다. 4차산업의 주요 물줄기가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는데 이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시대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참석한 '2020 CES' 역시 '이동 수단, 자율 주행, 공유 경제, 전기 구동' 등 모빌리티 기술이 미래 주요산업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제조·금융·건설·IT 등 전 산업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첫 전략 회의는 첨단 기술의 격전지인 CES2020에서 열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 노재석 SKIET 사장, 김철중 전략본부장 등 경영진 20여명은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E-모빌리티(electromobility)' 관련 성장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미래 성장산업인 E모빌리티 분야에 역량을 집중, 관련 사업을 빠르게 키워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를 비롯해 자회사들의 경량화 소재, 전기차용 윤활류 등으로 E모빌리티 혁신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삼성SDI에 이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후발 주자지만, 생산시설을 빠르게 확보하며 E모빌리티 분야의 기반을 구축했다. 궁극적으로는 전기차를 넘어 항공과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 E모빌리티 이끌 '전략통'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Beyond EV' 즉 전기차 외의 새로운 E모빌리티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큰 그림을 그렸다면, 이를 구체화하는 인물은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사진)다.

지 대표는 최근 3년간 SK루브리컨츠 사장, 2년 동안 CEO 직속의 E모빌리티그룹 리더를 겸하며 E모빌리티 관련 밑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배터리 사업의 성장 전략을 모색해 온 것이다.

지 대표가 올해 배터리 사업 수장을 맡으면서 E모빌리티그룹도 CEO직속이 아닌 배터리 사업부문으로 이관했다. E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10명 남짓의 전문가로 구성된 E모빌리티그룹은 새로운 모빌리티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이 적용 가능한지 확인하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 대표는 그룹의 '전략통'으로도 유명하다. 서울대 물리학 학사와 경제학 석사를 졸업한 그는 1990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2000년부턴 SK텔레콤 기업전략팀에서 이력을 쌓았다. 2012년 미래경영실장을 거쳐 2013~2015년 전략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 대표는 E모빌리티 그룹의 리더를 겸임하면서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배터리 관련 전방위 서비스로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며 "2016년 12월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후발주자, 불어나는 적자는 과제


지 대표의 역할은 E모빌리티 사업 확장만이 아니다. E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의 수익성 문제 해결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두인 LG화학과 삼성SDI가 현재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올해 흑자가 예상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적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2016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은 1001억원에서 2017년 2321억원, 2018년 들어선 3175억원으로 커졌다.

2019년 적자 규모는 대략 3000억~35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1967억원. 4분기에는 1000~15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LG화학과의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비용과 판매 충당금, 신규 공장 관련 인건비 등이 반영된 금액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 목표 시점은 2021년이나, 추가 투자로 더 늦춰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의 2022년 목표 생산능력은 60GWh였으나, 최근 추가 투자를 검토하며 2025년까지 10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차입금 증가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공장 1, 2공장 및 중국 창저우 공장, 미국 조지아 공장까지 해외 생산기지에 약 3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검토하고 있는 미국 2공장 투자까지 포함하면 약 4조7000억원이 된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2017년 77.4%에서 지난해 3분기 99%로 증가한 상태다.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는 신용등급에 바로 반영됐다. S&P는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앞서 8월 무디스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Baa1)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그간 넉넉한 곳간을 꾸렸던 정유 및 석유화학업황이 계속 나빠지면서 재무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 규모는 2017년 2조9000억, 2018년 5조5000억 원에서 향후 2년 동안 7조5000억~8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격적인 투자계획으로 앞으로 2년 동안 재량적 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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