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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브릿지, 케이에스넷 인수전 어떻게 승기 잡았나 [Deal Story]③일찌감치 컨소시엄 구성…강력한 의지 매각측에 어필

노아름 기자공개 2020-01-28 11:47:0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케이에스넷(KSNET)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운용사(GP)는 앞서 투자를 통해 인연을 맺은 페이레터와 시너지 효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전략 컨설팅 출신 운용역을 필두로 일찌감치 인수후통합(PMI)을 고민했던 덕택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여러 자문사단의 조력을 받아 케이에스넷 인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톤브릿지캐피탈-페이레터 컨소시엄의 케이에스넷 인수의지는 여러 경쟁사를 압도했다. 딜 초반부터 AT커니를 통해 전략컨설팅(CDD·Commercial Due Diligence)을 진행하는 등 업사이드 모색에 나섰으며 EY한영,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회계 및 법률 자문을 받았다.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및 경영진 인터뷰(Management Presentation·MP), 수시로 진행된 질의·응답(Q&A)에 성실하게 응해 시장에서는 사실상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케이에스넷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는 분위기였다.

인수제안을 앞두고는 매도자 희망가 추정에도 공들였다. 케이에스넷의 대주주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밴업체 넷원(Net1)이 배당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점을 포착해 3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최종 인수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결과적으로 인수자 측에서 제시한 매입가는 2800억원으로, 셀러(seller)가 원하던 가격에 근접했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나스닥 상장사 넷원의 주가 흐름이 불규칙해 넷원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케이에스넷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파악해왔다. 때문에 주가 상승 모멘텀을 엿보던 매도자 측에서 연내 매각 종결을 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돼, 가격 및 비가격적 요소를 만족스럽게 제시한다면 최종 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미 배당으로 투자금을 꾸준히 회수했다는 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넷원은 2010년 H&Q-페이먼트서비스아시아 컨소시엄으로부터 케이에스넷을 2700억원에 인수했으며, 전체 금액의 44% 상당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이후 과거 5년 동안 1250억원을 배당해 특수목적회사(SPC)가 일으킨 인수금융(1200억원) 상환재원을 마련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을 제외하고 에쿼티 투자금 1500억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케이에스넷을 3000억원 상당에 팔게되면 오는 2020년 영업외손익으로 1500억이 생기게 된다"며 "넷원 입장에서는 투자 이후 1500억원 상당의 차익을 남기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어 케이에스넷 매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 이외에도 컨소시엄 파트너를 확보한 점이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앞서 케이에스넷 인수를 추진했던 PEF 운용사는 전략적투자자(SI) 초청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으나 최종적으로 SI를 설득하지 못해 넌바인딩(Non-binding) 오퍼를 제출하지 못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경우 전자결제대행 서비스업체 페이레터를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2018년 8월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계열인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페이레터에 투자해 인연을 맺은 양사는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와 케이에스넷 인수전에도 함께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01년 설립된 페이레터는 빌링 솔루션(Billing Solution·지급결제)을 기반으로 한 게임·디지털콘텐츠 분야 전자결제시장 1위 기업이다. 글로벌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과 아프리카TV 등에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계의 이목을 끈 이후 레진코믹스, 마켓컬리 등 각 분야 리딩 컴퍼니들과 정산시스템 구축 계약을 잇달아 체결해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양사가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PG 시장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추산치에 따르면 스톤브릿지캐피탈-페이레터 컨소시엄이 케이에스넷의 새주인이 된다고 가정할 경우 양사(페이레터·케이에스넷)의 PG업 합산 점유율은 10% 상당이다. PG시장은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등 양사가 각각 30% 상당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뒤를 NHN한국사이버결제(이하 NHN KCP)가 10% 중후반대 점유율로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스넷 인수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탈-페이레터 컨소시엄은 PG 시장서 4위권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페이레터가 PG 시장의 4~5% 상당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컨소시엄이 케이에스넷을 인수한다면 케이에스넷-페이레터는 NHN KCP에 이은 PG시장 4위권 사업자로 단번에 발돋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는 PG시장 재편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PG시장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 등 선두업체의 대주주 변경으로 인해 고객사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NHN KCP 등이 LG유플러스로부터 이탈한 신규 고객 유치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스톤브릿지캐피탈-페이레터 컨소시엄은 케이에스넷 CDD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PG시장 장악력 확대 방안 또한 함께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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