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평화그룹, 수소차시대 대비 현대차 '보조 맞추기'평화오일씰공업, 피에프에스 인적분할 방식 설립 예정…지배구조 일부 변동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29 09:20:59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화그룹이 현대차그룹에서 주도하는 수소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계열사인 평화오일씰공업을 분할해 수소전기차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회사를 별도로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분할로 인해 평화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일부 변동이 생기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피에프에스 신설, 현대차그룹 수소전기차 우군
평화그룹의 지주사 평화홀딩스는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평화오일씰공업의 연료전지 가스켓 사업부와 프레스 사업부를 분할해 피에프에스(Pyunghwa Fuel Cell Soultion Co., Ltd)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분할비율은 1대 0.262다. 분할기일은 오는 3월 1일이며 사흘 뒤 등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평화오일씰공업은 1977년 평화그룹과 일본 NOK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자동차와 기계, 가전용 오일씰 등의 제품을 주로 생산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파워텍 등에 납품했다. 2009년 이후 2016년까지 매년 외형을 성장시켰지만 2017년부터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
2018년에도 전년보다 2.6% 줄어든 27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성장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나빠졌다. 영업이익은 38억원, 당기순이익은 44억원으로 각각 44.4%, 37.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4%, 순이익률은 1.6%로 각각 전년보다 1.1%포인트, 0.9%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대 들어 최저치다. 작년 3분기까지는 당기순손실 8억원을 거두며 적자로 돌아섰다.
평화오일씰공업의 수익성 악화는 신사업이자 이번에 분할 대상인 연료전지 사업의 영향이 컸다. 평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연료전지 사업과 관련해 투자를 약 600억원을 했다"며 "아직 매출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로 인한 고정비용이 발생했고, 품질 관리를 위한 인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수소전기차 시대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수소전기차 시대에도 과거처럼 현대차그룹의 조력자가 되고, 또 다른 기회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소전기차, 전기차 관련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발 맞춰 연료전지 설비를 갖춰야 했다"며 "관련된 설비가 방대하고 전문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보니 분할을 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연료전지 관련도 평화오일씰공업 공장에서 같이 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부지를 매입해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변화 제한적
평화오일씰공업은 설립 초기부터 평화그룹과 NOK가 각각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다. 이번 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이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피에프에스 역시 평화그룹의 평화홀딩스, NOK가 50%씩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평화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평화오일씰공업의 경영은 실질적으로 평화그룹에서 주도하는 만큼, 피에프에스의 주요 사업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그룹 관계자는 "일본에서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경영 결정은 평화홀딩스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할이 평화그룹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평화그룹의 지배구조는 평화홀딩스를 중심으로 정리돼 있다. 평화오일씰공업은 평화홀딩스가 거느리는 곳 중 하나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평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종석 회장으로 지분 27.07%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그의 아들 김주영 씨로 25.26%를 들고 있다. 평화홀딩스는 평화오일씰공업 외에 평화산업, 평화기공, 평화이엔지, 평화씨엠비, 피엔디티, 인도법인(Pyung-Hwa India Private Ltd.), 예원파트너스, 창인인재개발원 등을 거느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무늬만 국내산'에서 국산화율 80%…수출 '퀀텀점프'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LK삼양 뉴비기닝]'제2의 도약' LK그룹, 단일 최대주주 '등극' 결단
- '더 큰 대박' 노리는 크레센도, HPSP 장기투자 태세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서인수 회장 존재감 속 승계 움직임 '주목'
- [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STI, 모회사 성도이엔지 구상권 소송 '긴장감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