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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푸르덴셜 인수 TFT 가동...IT컨설팅사도 물색 [KB, 보험업 메기될까] ④이창권 CSO 주도, 인수전략·자금조달·가격산정 등 총괄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31 10:12:25

[편집자주]

이번엔 KB 차례다. 신한금융그룹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한발 달려나가자 KB금융그룹은 푸르덴셜생명을 타깃으로 삼고 견제에 나섰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에 따른 보험업계의 변화와 파장, 그리고 비은행부문 확대를 노리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비전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 본 입찰을 앞두고 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T)를 꾸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전략적투자자로(SI)로서 푸르덴셜생명을 단순 검토 수준이 아닌 '인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금융자문사와 회계법인으로 각각 JP모간과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하고 16일 치러진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데이터룸(VDR)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며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TFT는 입찰 전략 뿐만 아니라 합병후통합(PMI)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이 TFT를 구축한 건 향후 인수 성공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내부 인력변동 등 다양한 변화에 대비하게 위한 목적이다. 과거 수차례 쌓아온 PMI 경험을 토대로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재무·전략부서 위주 구성…자문사 선정부터 가격 까지 입찰 총괄

최근 KB금융이 구축한 TFT는 푸르덴셜생명 인수 딜 성사부터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 업무까지 두루 맡게 된다. 성격이 다른 두 생보사의 물리적, 화학적으로 결합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통합 증권사와 은행 등 계열사들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구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TFT 멤버는 이창권 KB금융지주 부사장(CSO)을 주축으로 회계팀, 재무팀, 글로벌팀의 소수정원이 발탁됐다. 주요 협의체 멤버로는 최고재무관리자(CFO), 최고리스크관리자(CRO)가 해당된다.

이 부사장은 KB금융지주의 전략기획부, 시너지추진부, 재무기획부, IR부 등을 총괄하는 임원이다. 그룹 전략통인 그는 KB국민카드 분사작업을 비롯해 LIG손보 인수,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현대자산운용 재매각 등 크고 작은 M&A에 관여한 인물이다.

TFT는 원매자측과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아 자금조달, 비가격 요소 등을 주도하며 딜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주요 거래조건이나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두뇌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현재 푸르덴셜 인수 딜은 프로그레시브 딜(경매 호가식 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입찰이 진행되면 이들은 원매자 측과 협상을 통해 매매가격 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최종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할 예정이다.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한창이다. 이번 입찰 거래 대상은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매도자 희망매각가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실상 본 입찰 전이라 어떠한 계획도 명확히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자문사인 JP모간과 함께 거래구조와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인 보험계리 업무는 딜로이트안진의 조언을 받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위험자산에 대한 계리 실사를 맡아 책임준비금 기타 보험계약에 관한 준비금, 보험료와 보험계약에 의한 대부금의 계산이 정당한지 여부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KB금융 TFT는 이런 과정을 통해 자문사들과 함께 적정 밸류에이션을 산출할 예정이다.

◇IFRS17 대비 차원 전산 컨설팅사 사전 물색

KB금융은 푸르덴셜 인수를 대비해 향후 전산통합을 위한 IT컨설팅사도 미리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에서는 사전 PMI작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딜이 완전히 클로징된 후 PMI를 본격화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그러나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전산 회계시스템 통합 이슈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선제적으로 관련 안을 검토하고 있는 모습이다.

푸르덴셜은 보험업계 최고의 IT시스템 구현에 중점을 둔 보험사다. 향후 지주사에 편입된 푸르덴셜측이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상에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비슷한 예로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은 신한금융의 경우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의 반대로 통합전산시스템 구축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KB생명 관계자는 "앞서 ING생명 인수전부터 수차례 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온터라 내부에서는 오히려 덤덤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밖에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영업채널, 주력상품, 자산 부채관리(ALM), 리스크관리, 보험인수기준, 요구자본 산출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KB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으며 저축성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다. 반면 미국계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라이프플래너(LP)중심의 종신보험 전략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해온 보험사다. 선도적이었던 만큼 푸르덴셜 LP는 경쟁사의 스카우트 대상 1호로 꼽히기도 한다.

때문에 양사는 인력구조부터 연봉 산정방식 역시 상이하다. 어느 모델을 중심으로 통합하는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KB금융이 푸르덴셜을 인수 한 뒤 KB생명과의 물리적 합병을 서두르게 되면 전산·리스크관리·인사체계 시스템이 꼬여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금융이 푸르덴셜을 품게 된다면 그룹 펀더멘털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당장은 인수 경쟁자인 PE들을 따돌릴 인수 전략과 밸류에이션 산정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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