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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과 통합시 재무부담 없을까 [KB, 보험업 메기될까] ⑥은행 자본부담 가중, IFRS17도입 따른 증자 가능성…ROE는 개선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0-02-04 08:29:29

[편집자주]

이번엔 KB 차례다. 신한금융그룹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한발 달려나가자 KB금융그룹은 푸르덴셜생명을 타깃으로 삼고 견제에 나섰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에 따른 보험업계의 변화와 파장, 그리고 비은행부문 확대를 노리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비전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는 그동안 적극적인 자본정책을 시도해온 은행지주사 중 하나다.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비은행 자산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최근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보험의 인수가격이 기존 시장 예상가 대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잠재 인수자들에게 투자안내서(IM)을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EV)를 3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EV는 보험사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하는 핵심지표로 사실상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를 3조원 넘게 판단한거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기존 시장 예상 가격대가 2조원 안팎이었던 점에 대비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통상 금융사의 인수·합병(M&A)에서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배율(PBR)로 추정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순자산은 3조1267억원이다. 2018년 MBK파트너스가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신한금융그룹에 팔 때 적용했던 PBR 1.1배를 적용할 경우 몸값은 3조340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조달 방안 '관건'…BIS비율·부채비율불가피

인수자금 조달 방법에 따라 재무변화 시나리오가 각양각색으로 제시될 수 있다. 크게 금융채 발행, 배당 활용, 자사주 활용 등 3가지 방법이 예상된다. 공통적인 특징은 BIS비율 하락, 부채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상승하는 등 주요 자본 지표에 일부 변동이 생긴다는 점이다.


일단 회사채 등 금융채를 발행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경우 발행비용이 부담된다. 부채비율도 가장 큰 폭으로 오른다. 현재 선순위채권 비중은 20%중순 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푸르덴셜 인수 딜이 2조원 안팎(1조8000억원~2조2000억원)의 수준에서 체결된다고 가정하면 최대 40%까지 오를 수 있다.

실제로 연초에만 5500억원 수준의 금융채가 집행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염두에 둔 조치다. 지난 16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3·5·10년물)를 발행했으며 상반기 중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다음으로 자회사의 배당을 활용하거나 자사주를 활용한다면 그만큼의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순이익 기여 부분에서 차감되면서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배당비중이 작년 9월 말 70%가 넘었던 국민은행의 경우 자본비율 하락이 관측된다.

이에 비해 지주의 타격은 감내할 수준이란 분석이다. KB지주는 BIS비율과 기본자본(Tier-1)비율은 9월 말 기준 각각 15.3%, 14.6%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다. 같은기간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125.6%로 금융지주사 중 높은 수준이다. 이 역시 금융당국과의 조율을 통해 유보할 수 있는 문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은 여유자금이 많기 때문에 M&A에 나선 것"이라며 "잉여자본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보험업황과 푸르덴셜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M&A에 대한 효과만 판단할 경우 KB지주의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로부터 배당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이익누적과 내부유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여력을 꾸준히 증가시켜왔다. 그외 증권, 손보 등의 배당여력도 양호한 편이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해 고위험 산업에 대한 여신비중을 축소하는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구조조정 여신에 대한 적극적인 상·매각이 이뤄졌다. 작년 9월 말 기준 그룹 전체 고정이하·요주의이하여신에 대한 커버리지비율(Coverage Ratio)은 각각 136.2%, 55.6%이다.

◇IFRS17트리거…증자 등 자본확충 부담 전망

보험업계의 변화를 감안하면 인수후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이 예상된다. 일단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문제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보장성 상품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온 탓에 고금리 보장형 보험상품 비중이 높다. 이를 시가로 평가할 경우에는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자본구조상 채권 평가액에 따른 이익 규모가 크다는 점도 문제다. 푸르덴셜 자본 규모는 작년 초 2조3000억원을 웃돌던 수준에서 9월 말에는 3조1267억원으로 약 8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자본 물량이 늘어난 건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이 증가한 덕이다.


기타포괄손익 항목은 매분기 마다 채권을 평가해 이익에 상계한 내역이다.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치솟으면 그 가격만큼 이익을 평가해 자본에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익잉여금이 증가해 자본이 늘었다기 보다 금리가 하락한 탓에 회계상에서만 발생한 이익을 의미한다. 금리가 되레 상승할 경우 평가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푸르덴셜생명의 수익성을 판가름 하는 초회보험료 성장률, 계약유지율, 설계사정착률, 수익성비율 및 판매채널 구조 등 의 추이를 보면 과거 대비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KB금융이 푸르덴셜을 품에 안게 되면 자본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실제로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의 유상증자를 지속해왔다. 2016년 12월 KB증권 1800억원, 2019년 KB캐피탈 500억원, KB인베스트먼트 500억원 등이다. 또 2013년 KB생명보험 지분인수를 시작으로 KB캐피탈(52%→100%) KB손해보험(33.3%→
100%), KB증권(29.6%→100%) 등 추가 지분확보 과정에서의 외부 자금 조달도 이행해왔다.

다만 푸르덴셜 인수는 KB금융 경영진들이 내세우는 M&A기본 원칙 중 하나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증진’ 요건에 부합한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 역시 지난해 9월 기준 515.04%에 달해 생보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저금리를 동반한 위축된 영업환경 아래 인수 시점의 수익성, 효율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재무적 부담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M&A로 얼마나 영업적인 측면에서 시너지 창출을 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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