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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유동성 위기]'속수무책' TRS 계약해지, '펀드런'으로 번지나증권사 TRS 익스포저 1조 이상 '시한폭탄'...투자자 불안감 확산, '환매 거세질라' 우려

이효범 기자공개 2020-01-30 08:26:3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5: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가 불러온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TRS 회수 여부는 운용사의 펀드 유동성 관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헤지펀드도 손 쓸 도리 없이 한순간에 환매중단 사태로 내몰 정도다.

가뜩이나 투자자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의 TRS 회수는 환매를 촉발하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라임, 알펜루트자산운용에 제공한 TRS를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수조원의 잔고가 남았다는 점도 문제다. 증권사의 TRS 연장 불가 기조가 이어진다면 펀드런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업계의 대략적인 추산에 따르면 TRS를 포함한 PBS의 전체 스왑잔고는 5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3조원 가량이 담보가 확보된 잔고이고 증권사가 제공한 순수 익스포저(레버리지)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TRS 회수에 나선 것은 담보가치를 넘어선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레버리지를 일으킨, 즉 증권사 입장에서의 순수 익스포저로 추산되는 2조원 중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익스포저가 1조원에 못미치고 나머지가 다른 헤지펀드 운용사에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이말은 남아 있는 레버리지가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을 비록한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운용사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배경이다.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상품부서 내 상시적으로 리스크를 점검하는 조직을 두고 판매한 펀드 운용사에게 정기적으로 편입자산 내역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 개별 PB센터와 운용사가 협의해 판매를 실시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상품 판매를 지양하는 추세다.

특히 본사 리스크 조직에 힘이 실리면서 그동안 헤지펀드를 인큐베이팅해왔던 프라임브로커(PBS)나 TRS를 제공해왔던 델타원 비즈니스 조직의 입지도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한 TRS 비즈니스를 장기적으로 접을 계획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일부 증권사에서는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까지도 증거금율 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증권사가 작심하고 TRS 회수에 나설 경우 해당 운용사는 속수무책이다. 일반적인 계약이라면 특별한 사유 없이 증권사의 내부결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TRS 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TRS 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더라도 만기가 도래할 경우 운용사와 협의를 거치는게 대다수라는 것.

일각에서는 TRS 계약을 해지할 경우에 대비한 운용사들의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대규모 환매 사태로 번지면 비상계획이 있다고 해도 무의미하다는게 운용사들의 시각이다. 특히 알펜루트자산운용과 같은 비상장종목이나 메자닌 등 유동화가 쉽지 않은 자산에 투자할 경우 더욱 대응이 어렵다.

헤지펀드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TRS 계약 만료 한달 전에 연장 불가 통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메자닌이나 비상장주식을 담은 펀드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게 쉽지 않다"며 "신규자금을 받는게 아니라면 TRS 계약을 맺은 자산을 매각해서 현금화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촉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을 받아주는 쪽에서도 실사나 가치평가를 해야하는데 헐값에 자산을 넘기지 않으려면 몇개월이 걸릴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추가적으로 TRS 회수에 나설 경우 알펜루트자산운용 사태가 펀드런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TRS 연장 불가-투자자 환매 요청-운용사 환매 연장'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 마저 TRS 회수에 나선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펀드를 판매한 PB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고위 임원은 "펀드런을 방지하려려면 개방형으로 설정된 헤지펀드를 최소화 해야 한다"며 "증권사 PBS에 대한 금감원의 창구 지도도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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