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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리포트]풍산, 추진제 사업 진출 10년…현주소는?LIG넥스원과 합작사 LIG풍산프로테크 설립…2015년 이후 흑자 유지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30 10:50:51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전인 2010년 풍산은 LIG넥스원과 손을 잡고 유도무기 추진제를 제조하는 LIG풍산프로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2007년부터 합작을 추진해 3년 만에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국내 방산업계에서 두 업체가 함께 투자해 합작사를 만든 사례는 LIG풍산프로테크가 최초였다.

LIG풍산프로테크는 최초의 합작사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끌었지만 풍산 입장에서는 유도무기 추진제 사업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었다. 풍산은 방산업에 뛰어든 이후 군용 및 스포츠 탄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1973년 방산업 진출 이후 탄약 분야 두각

풍산이 방산업에 진출한 건 1973년이었다. 1968년 풍산금속공업이란 회사로 시작해 소전을 생산하다 탄약 제조로 사업을 확장했다. 경북 경주에 150만평 규모 안강공장을 설립해 소구경, 중대구경 탄약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부산의 육군조병창을 인수해 동래공장을 세웠다.

이후 연구개발을 통해 1975년에 대공포탄, 1979년에는 직사포탄 등을 생산해 수입품을 대체하며 사업을 키웠다. 1975년에는 M1 소총탄약을 국내 최초로 필리핀에 수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특히 1984년에는 군용탄약뿐 아니라 민수용 탄약을 개발하며 시장을 넓혔다.

풍산은 2008년 인적분할을 거치며 변곡점을 맞았다.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풍산·풍산특수금속으로 분할됐다. 신동과 방산 두 개 사업부문을 가져온 풍산에게 주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이후 해외시장 공략 등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했다.

풍산은 활발한 영업활동을 통해 2008년에는 파키스탄으로부터 1억 달러 규모의 대구경탄을 수주했으며, 미국에서 스포츠탄 판매 확대를 위해 도매업자들과의 대규모 계약을 늘렸다. 2013년에는 미국 소구경탄 시장 공략을 위해 'PMC Ammunition‘라는 법인까지 설립했다. 그 결과 풍산의 방산부문 매출규모는 연간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LIG풍산프로테크 합작 통한 추진제 사업 진출

인적분할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풍산은 LIG넥스원과 손을 잡았다. 2007년부터 3년이란 기간 동안의 논의를 거쳐 LIG풍산프로테크라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합작비율은 LIG넥스원 60%, 풍산 40%며 사업장 구축과 연구개발에는 공동 투자하는 형식이었다. 다만 LIG풍산프로테크는 두 회사에게 모두 관계회사로 설정돼 있다. 합작투자계약서에 따라 주요 재무정책과 영업정책의 결정은 이사 전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풍산과 LIG넥스원의 합작사 설립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풍산은 유도무기체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LIG넥스원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LIG넥스원은 풍산의 공장 용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풍산 입장에서는 유도무기 추진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LIG풍산프로테크는 유도용 또는 무유도용 로켓 추진기관, 추진제의 연구개발, 제조 및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추진제는 말 그대로 로켓 발사 시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품으로, LIG풍산프로테크는 사용 후 재활용이 가능한 '열가소성 고체 추진제'란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추진제 시장은 한화가 거의 독점하는 상태라고 보면 되는데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IG넥스원과 풍산이 힘을 합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실적을 살펴보면 설립 초기에는 제품 생산과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매출이 적었으나 매해 꾸준히 성장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2년 매출액은 4억원 수준이었으나 2016년에는 50억원 수준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2014년까지 적자였던 순손익은 2015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익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풍산 관계자는 "합작사가 설립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사업 초기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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