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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부담 진 태림페이퍼, 현금창출력 더 중요해졌다 골판지 높은 수익성 당분간 유지, 중국 정책 변화가 변수

박기수 기자공개 2020-01-31 10:18:1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림포장·태림페이퍼·태림판지를 인수한 세아상역이 차입금 상환 부담을 태림페이퍼와 나누면서, 태림페이퍼의 추후 현금창출력이 원활한 상환 전략의 열쇠가 됐다. 태림페이퍼가 속해 있는 골판지 시장이 당분간 호황기를 보낼 것이라는 게 제지업계 공통 의견이지만, 지난해 경기 침체로 실적이 일부 하락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최근 세아인베스트먼트(세아상역이 태림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는 보유한 태림포장과 태림판지 지분을 태림페이퍼로 양도했다. 이 대가로 세아인베스트먼트는 태림페이퍼로부터 2228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이 금액이 태림페이퍼의 자산총계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라, 업계에서는 태림페이퍼가 차입을 일으켜 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인베스트먼트는 태림페이퍼로부터 받은 돈으로 태림 인수 당시 일으켰던 차입금의 일부를 갚는다. 이른바 사업회사로 차입금을 전가하는 '차입금 푸시다운(Debt push down)' 전략이다.


차입금 상환 의무를 나눈 만큼 관건은 향후 태림페이퍼의 현금창출력이다. 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세아는 물론 태림페이퍼마저 유동성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골판지 업계 호황으로 최근 분위기는 호조를 달리고 있다. 2018년 연결 기준 매출 4829억원, 영업이익 884억원을 기록하며 18.3%이라는 영업이익률을 거둔 태림페이퍼는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19.1%를 기록했다.

태림페이퍼는 골판지의 원료가 되는 '폐지'를 이용해 골판지 원지를 생산한다. 폐지 값이 낮아질수록 태림페이퍼의 원가 부담은 급격히 줄고, 수익성은 높아진다. 이 폐지가 2017년부터 급격히 저렴해지기 시작했다. '블랙홀'처럼 폐지를 빨아들이던 중국이 환경 오염 방지책 중 하나로 폐지 수입 쿼터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던 폐지가 국내에서 재고로 쌓이게 되자 초과 공급 문제가 대두됐고, 이는 곧 폐지 값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말해 외부 환경이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다만 제지업계에서는 다행히도 당분간 골판지 업체들의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2017년만 해도 약 2800만 톤의 폐지를 수입해가던 중국이 올해는 수입량을 700만 톤까지 줄일 예정"이라면서 "2021년부터 쓰레기에 가까운 폐지는 아예 받지 않겠다는 정책도 내놓고 있어 국내 폐지 초과 공급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의론도 있다. 외부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제지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환경 보호를 위해 여러 정책을 펴고 있지만 중국 내 산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성장률도 정체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입장을 바꿔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태림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이 결국 인수를 포기한 이유가 태림의 비싼 몸값과 더불어 골판지 업종의 유망성과 지속 가능성이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골판지 업계는 2018년 대비 지난해 수익성이 소폭 줄어들긴 했다. 국내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아 골판지를 원료로 하는 산업 용지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태림페이퍼 역시 2018년 한해와 2019년 3분기 누적을 비교하면 후자가 수익성이 높지만, 2018년 3분기 누적과 2019년 3분기 누적을 비교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 태림페이퍼는 7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는 6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가 태림을 인수할 때 일으킨 차입이 약 4000억원인데 이 중 일부가 태림페이퍼로 전가될 것"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호조가 이어진다면 차입 상환 부담은 크지 않겠지만, 외부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인수자 측의 머리가 아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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