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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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롯데 전략]1만 점포 포기 안한다…장고 끝 선택 'O4O' 의미②옴니채널 확장판…온·오프라인 유기적 연결·시너지 '과제'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05 08:24:1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 시대로의 전환기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장고 끝에 롯데가 찾아낸 답은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으로 요약된다. 롯데그룹의 1만여개 오프라인 점포를 위한 온라인 전략에 방점을 둘 것이란 의미이다. 롯데그룹의 O4O 전략은 신동빈 회장이 2013년부터 언급해온 '옴니채널 전략'(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에서 출발한다. 오프라인에 근간을 둔 정체성을 지키면서 이커머스 시대에 발맞춰 진화하겠다는 얘기다.

유통사들이 이커머스 기반 구축을 위해 조 단위 투자를 쏟아붓는 상황에서 롯데는 왜 오프라인을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롯데는 지난 50년 동안 전국 1만2900개에 이르는 점포를 주된 바탕으로 고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뼛속까지 새겨진 오프라인 유통의 DNA는 롯데의 최대 강점이자, 동시에 변혁기에도 롯데가 벗어던질 수 없는 짐이 됐다.

신 회장이 최근 사장된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주문한 '쿠팡 따라가지 말라'는 말에도 이러한 고민이 묻어있다. 전혀 다른 유통 기반과 정체성을 갖고 있는 롯데가 쿠팡을 따라가려 해서도 안 되고, 따라갈 수도 없다는 의미다. 롯데가 앞으로 '쿠팡의 길', '아마존의 길'이 아닌 세상에 없던 '롯데만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O4O, "점포는 '짐' 아닌 자산"

'O4O'라는 말은 온라인 채널의 발달을 통해 이커머스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오프라인 점포의 효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이커머스도 결국 대규모 물류센터, 배송차량, 창고, 쇼룸 등 다양한 기반 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장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커머스의 가장 큰 차이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며 "플랫폼 혁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쿠팡과 네이버 등과 얼마나 차별화된 유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을 채택하면 롯데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명확해진다. 롯데가 보유한 전국 1만2900개의 점포가 막대한 고정비로 그룹의 발목을 잡는 짐이 아니라 그룹의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롯데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오프라인 자산을 온라인 채널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낼 것인가. 첫 걸음으로 롯데는 각 계열사별로 제각기 추진되던 온라인 사업을 통합했다. 각 계열사에서 온라인 부서를 분리해 2018년 8월 'E커머스사업본부'라는 O4O 전략의 기동대를 만들었다.

당시 롯데의 유통 계열사는 온라인 거래액을 합하면 연간 7조원 규모로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절된 사업구조 때문에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웠다. 롯데는 E커머스사업본부를 계열사들의 동질적이고 일관된 온라인 사업계획을 총괄하는 지휘본부로 삼고자 했다.

E커머스사업본부는 출범 후 O4O 전략에 기반해 롯데가 가진 장점들을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화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롯데의 오프라인 DNA를 폐기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로 진화시키고자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순수 온라인만으로 유통기업이 자생하기는 힘들다"며 "결국 온라인 업체들이 아쉬워하고 필요로 하는 점도 롯데와 같은 유통업체가 오랜 업력을 거치며 누적해온 기반 시설들, 노하우, 인력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 벗는 미래…온·오프 경계 넘나들기

오프라인을 버릴 수 없는 입장에서 온라인이라는 새 무기를 장착해야 하는 롯데그룹의 O4O 성과물은 올해부터 하나씩 베일을 벗는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의 변화가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 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내달 E커머스사업본부 총 예산 절반인 1조5000억원이 투입된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ON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ON은 다양한 이커머스 기술이 적용된 시험대로 향후 진화를 거쳐 롯데 온라인 사업의 얼굴이 될 예정이다. 롯데ON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이커머스 매출 창구일 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요를 롯데 7개 유통 계열사 1만2900개의 점포와 단번에 연결시키는 가교가 된다.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롯데그룹의 점포들도 롯데ON 출범에 앞서 여러가지 혁신을 시험하고 있다. 백화점은 올해부터 프리미엄 점포로 줄줄이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백화점 1층을 과감히 명품 잡화나 '더콘란샵'과 같은 명품 가구매장으로 채웠다.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명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기존 고정관념을 깨는 백화점 리뉴얼 작업은 온라인 사업과의 연장선상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롯데는 백화점 리뉴얼과 함께 명품 전용 온라인 프리미엄몰을 오픈, 백화점을 방문해야만 구매할 수 있던 명품 정상 상품들을 간편히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창구를 열었다.

이는 온라인을 통해 신규 수요가 유입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셈이다. 롯데는 이 수요가 온라인에 머무르지 않고 백화점 점포 매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방문 고객을 위한 시착 등 고객 서비스 품질도 강화했다. 가장 전통적인 점포로 여겨졌던 백화점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 O4O 시대가 열린 것이다.

편의점과 슈퍼, 드럭스토어를 통해서도 롯데는 점포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과 거리가 가까운 최전선 점포로서 방문율을 높이고 온라인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롭스는 슈퍼·마트 등과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매장,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점포에서 찾는 스마트픽 서비스 등을 선보이는 한편 비대면 마케팅 등도 시험 중이다. 롯데슈퍼는 상품 구성을 상권 특성에 맞춰 특화한 매장이나 오프라인 구매율이 높은 식품 구성을 높인 프리미엄 푸드마켓 등을 출범했다.

롯데ON은 소비자와 점포 뿐만 아니라 계열사 사업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병행중이다. 계열사별로 나뉘어 있던 상품 데이터베이스(DB)와 고객별 쇼핑 이력 등 빅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이다. 아울러 계열사 경계 없는 통합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한 배송혁신 작업에도 나선다. AI 관련 R&D 전문 인력을 100명까지 늘려 인공지능(AI) '샬롯'을 기반으로 한 보이스커머스 서비스도 붙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앞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전통적인 유통업에서 벗어나 상품과 고객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시장에 제시하는 큐레이터로 거듭나고자 한다"면서 "조만간 선보일 롯데ON과 전국 1만3000개 점포 사이 시너지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면서 고객에게 최적의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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