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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사모펀드는 원래, 해치지않아라임 스캔들 확산과 사모펀드를 사건의 배후로 내세운 영화 ‘해치지않아’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20-02-04 08:36:27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0: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공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아직은 예단하기 힘들지만,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항공, 여행, 외식, 유통 등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산업들은 물론, 향후 전개에 따라서 물류와 제조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산업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다. 올해 초만해도 업계에는 미중 무역 갈등의 완화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에 힘입어 업황이 회복되리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팽배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입장에 처해졌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계속되어 온 사모펀드를 둘러싼 스캔들까지 확산되면서, 업계 종사자들의 시계는 더더욱 불투명해진 상태다.

그 사모펀드를 둘러싼 스캔들이라는 것은, 조국 전 장관 배우자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이른바 “헤지펀드”) 투자 건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면서 시작됐다. 그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 때부터 사모펀드에 대한 일반 대중이 가지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다만 그 사건은 분명 정치적인 스캔들의 일부였기 때문에, 그 파장이 업계 내부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았다. 업계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준 진짜 스캔들은, 지난해 10월 전혀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시작되었다. 헤지펀드 분야의 1위 사업자로 한때 운용자산 약 6조원에 육박했던 라임자산운용이, 약 6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전격 선언한 것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핵심 운용인력이 잠적하는 일이 벌어졌고, 투자금의 일부가 미국의 헤지펀드에 폰지사기를 당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지금까지 환매중단을 선언한 펀드의 규모는 1조6500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거기에 TRS(총수익스왑)라는 다소 생소한 형태의 계약을 통해 대형 증권사들까지 연루됐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금융투자업계를 뒤흔드는 대형 스캔들로 비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모펀드, 정확히는 개인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한 헤지펀드 전반에 대한 우려는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또 다른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인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약 11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한 것은 결정타였다. 향후 이러한 사태가 진정될지 확산될 지는, 관계 당국과 관련 금융기관들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가 개발 차익을 노리고 동물원에 투자한다는 설정의 영화 '해치지않아'

그런데 참 묘하게도 이런 일련의 스캔들이 진행되는 와중에 외환은행 스캔들을 영화화한 ‘블랙머니’가 개봉되면서, 이른바 바이아웃펀드로 불리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대중들에게 다시한번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연달아 개봉한 코미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는 원작 웹툰에도 없던 사모펀드를 극중에 일어나는 사건의 배후로 등장시켜 주목을 끌었다.

영화는 ‘벨류파이어하우스 윌리엄 앤 개브리얼’이라는 해외 사모펀드가 망해가는 동물원을 헐값에 인수하고, 이를 회생시키는 역할을 국내 한 로펌의 변호사인 강태수(안재홍 분)에게 맡긴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후반부에 그 개브리얼 펀드의 실체와 숨겨진 목적이 드러나는데, 사모펀드를 편법적으로 음흉한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용되는 수단으로 그린다.

사모펀드, 넓게는 금융투자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이러한 일련의 현재 상황을 매우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16년 전 불모지에서 시작해 한국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하면서, 자본시장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사모펀드 업계 전체가 다시 부정적인 이미지에 갇힐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스캔들들을 빠른 성장에 따라 발생한 성장통의 일부로 인식하고, 그 치유와 재발 방지를 위한 관계 당국과 업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모펀드는 본질적으로 자본주의 금융 산업에서 가장 첨단에 있는 분야이고, 경제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음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사모펀드는, 절대 누군가를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해치지않아’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4xobxJdSI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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