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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정용진 따라 '승계 굳히기' 나섰나 4년 만에 137억 신세계 주식 쇼핑…지분율 10.3%대로 맞춰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04 09:15:4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신세계 지분 137억원어치를 매입하며 보유 지분율이 10%대를 넘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한발 앞서 이마트 지분 확대로 승계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정 총괄사장도 저가 매수를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은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신세계 주식 5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정 총괄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9.83%에서 10.34%로 0.51%포인트 증가했다.

신세계 측은 이번 정 총괄사장의 지분 매수와 관련해 “주가 하락에 따른 대주주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 변동은 2016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서로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한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 72만203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 지분 70만1203주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각각 넘겼다. 사실상 남매 분리 경영을 완성한 셈이다.

◇정용진 부회장과 지분구조 데칼코마니

이번 지분 매입으로 정 총괄사장은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지배력과 동일한 수준까지 신세계 지배력을 늘리게 됐다. 지난해 4월 정용진 부회장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 14만주 매수에 나서며 기존 9.38% 지분율을 10.33%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율도 10.34%로 닮았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매각 자금을 활용해 신세계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30만주(4.2%)를 매각해 665억원을 확보했다. 이 중 일부는 2018년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 150만주에 대한 증여세 납부로 사용하고 일부는 이번 신세계 지분 매입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저가 매수를 통해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해 8월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려오며 지난달 14일 33만3500원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면서 3일 현재 26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향후 신세계는 실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정 총괄사장으로서는 저가 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다.


◇2대 주주 국민연금 의식했나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국민연금을 의식해 지분을 늘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에도 지분율 순위는 그대로 유지되긴 했지만, 신세계그룹 내 국민연금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정 총괄사장은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지분까지 포함하면 28.56%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인으로 보면 국민연금보다도 지분율 순위에서 뒤처져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신세계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이명희 회장(18.22%) 다음으로 정 총괄사장(10.34%)보다도 높다.

향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오너십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지분을 늘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처럼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신세계 지분율을 높여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45.7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번처럼 장내 매수에 나서든 이명희 회장 지분을 넘겨받든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이 자금줄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해선 정 총괄사장이 수천억원의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정 총괄사장 입장에선 저가 매수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지분은 유지하겠지만 향후 신세계 지분을 더 늘리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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