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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던 벤처 법개정에 나락, KTB코벤펀드 ‘눈물’ KTB운용 펀드 편입 에이유 CB, 썩는 비닐 수요 감소로 '유동성 위기'

이효범 기자공개 2020-02-07 08:13:1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B자산운용이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에이유 전환사채(CB)를 상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이유는 썩는 비닐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플라스틱 제품 제조 기술력으로 주목받던 환경 벤처기업이다. KTB자산운용은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에이유의 성장성과 자체적인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2018년 1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에이유는 지난해 시련을 겪었다. 대형마트 등에서 1회용 비닐봉지 제공을 금지하는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다. 대체품인 썩는 비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가면서, 에이유의 매출은 감소했고 현금창출력도 떨어졌다. 사세 확장을 위해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등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서 결국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에이유 투자 배경은...2019년 개정법안 시행 '타격'

KTB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4월 출시한 KTB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같은 해 6월 에이유가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CB) 100억원 어치를 편입했다. 2005년 설립된 에이유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와 이를 활용한 플라스틱 컴파운드, 비닐, 필름, 포장지 등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특히 썩는 비닐을 제조하는 녹색기업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친환경 적정기술 개발과 생활 환경보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으로 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에이유는 특허를 보유한 기술로 썩는 비닐과 용기를 만드는 기업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실시했다"며 "지난해 관련된 개정법안이 시행되면서 약 50평 이상 대형마트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고, 자연스럽게 썩는비닐 쪽으로 수요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계도기간을 거쳐 같은해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생활에 적용됐다. 개정안은 대형마트 등 2000여개 대규모 점포와 약 50평 이상인 슈퍼마켓 1만1000여 곳에서 1회용 비닐봉투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게 골자다. 당시 개정안은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정부에서 내놓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 후속조치 중 하나였다.

그러나 KTB자산운용의 예상과 달리 1회용 비닐봉지의 대체품인 썩는 비닐 수요는 확대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자연 분해되는 썩는 비닐은 친환경 봉지라 정부가 규제하는 대상은 아니었다. 문제는 대형마트 등이 원천적으로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않는 기조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소비자단체가 제도 도입 때부터 종이봉투나 썩는 비닐 등 1회용 비닐봉투 대체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1회용 비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출 연체에 신용도 하락 '트리거', KTB운용 상각 불가피

에이유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연간 매출액 100억원 안팎을 유지해왔다. 영업이익은 2016년 3억원, 2017년 8억원, 2018년 1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률은 3.05%에서 1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다. 코스닥벤처기업 치고는 재무구조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자기자본이 매년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200% 안팎을 유지했다. 2018년말 기준 부채는 193억원, 자기자본은 98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였던 에이유는 2019년 법개정에 따라 시장환경이 변화하면서 매출감소에 직면했다. 덩달아 현금창출력도 떨어졌다.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아산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중이었는데 계획보다 준공이 지연됐다. 결국 비용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금융기관 대출에 대한 연체가 발생했고 지난달 31일 신용등급이 'B(안정적)'에서 'CCC(부정적)'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에이유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따른 보고서에서 "에이유의 일부 금융기관 차입금이 연체된 것으로 파악되고, 만기도래 차입금의 추가 연체, 기발행사채의 기한 이익 상실 발생 가능성 등 추가적으로 유동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에이유는 현재 연체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대응방안을 강구 중으로 향후 자구 계획 진행과정, 연체된 차입금의 상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에이유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KTB자산운용도 자산 재평가가 불가피해졌다. 신용평가사가 매일 가치를 메기는 상장사 CB와 달리 비상장 CB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운용사가 규정에 따라 자산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 KTB자산운용은 결국 이달 3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KTB코스닥벤처펀드1호와 2호에 편입된 비상장사 에이유 전환사채에 대해 가치를 95.19% 상각하기로 결정했다.

◇에이유·판매사 모니터링 강화…펀드내 유동자산 80%, "환매대응 문제 없다"

에이유의 유동성 위기는 올들어 심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에 CB 투자에 따른 이자를 수령했다. 하지만 에이유 주채권은행은 지점에서 맡아오던 채권관리를 본점으로 이관했다. 채권 회수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향후 에이유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할지 혹은 청산절차를 밟게 될지는 미지수다. KTB자산운용은 에이유에 대한 상각을 실시했지만 향후 진행상황을 꾸준히 팔로업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각으로 KTB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들의 환매가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최근 헤지펀드 시장에서 발생한 사태처럼 펀드 유동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KTB코스닥벤처펀드는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 비중이 80%에 달한다. 급격한 환매요청이 쇄도할 경우 유동자산을 처분해 대응할 수 있다.

KTB자산운용은 이번 사안에 대한 설명과 대응방안을 판매사에도 전달한 상태다. 판매사들은 운용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규모 환매 사태 발생에 대비해 판매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게 운용사 측 설명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우량한 자산을 담는 전략의 펀드가 아니다보니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다각도로 에이유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했는데 제도적인 변화가 악재로 작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상각으로 펀드에 손실이 불가피해졌지만 다른 자산으로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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