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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에이엘, FI 대거 합류…오버행 리스크 불가피 [오너십 시프트]④유증·CB 등 잠재물량 1684만주, 내년부터 본격 출회

박창현 기자공개 2020-02-11 08:19:4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호에이엘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오버행(대량 대기 물량) 리스크 노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사업 재원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지만 잠재 물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보호예수 해제와 전환권 행사 시점이 겹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에 현재 발행 주식의 62%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FI) 측은 효과적인 회수 전략 수립을 통해 오버행 리스크를 최소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대호에이엘은 올해 총 5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알루미늄 판재 사업에 더해 연료전지 발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재원 확보 목적이 크다. 이미 13회차 전환사채(CB)를 찍어 50억원을 모았고, 오는 3월까지 추가로 유상증자와 후속 CB(11, 12회차) 발행을 통해 450억원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FI들이 자금을 댄다. 11회차와 12회차 CB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모트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자로 나섰다. 총 투자 규모는 200억원에 달한다. 모트프라이빗에쿼티는 작년 6월에 설립된 신생 투자사로, 대호에이엘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이번 투자에 나섰다. 13회차 CB는 'KB증권 위너스 에코비전 사모신탁 4호'가 물량을 떠안았다. 250억원 규모의 유증은 '대호신소재1호조합'이 책임진다.

문제는 한꺼번에 발행 거래에 나서다 보니 잠재 물량의 출회 시점 또한 겹친다는 점이다. 여기에 절대적인 물량도 많아 오버행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1회차와 12회차, 13회차 CB 발행 규모는 총 250억원이다. 계획대로 발행 절차가 마무리되면 1년 뒤부터 총 765만주의 신주가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유증은 오는 3월 18일이 납입일이며, 발행 주식 수는 919만여주다. 3자 배정 유증이기 때문에 1년간 보호예수가 걸린다. 따라서 유증 물량 역시 내년 CB 전환 시점에 같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유증과 CB 전환 물량을 모두 합치면 1684만주가 넘는다. 이는 현재 대호에이엘 발행 주식 총 수(2713만여주)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정 시점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게 되는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더욱이 경영권과 무관한 FI들이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아무런 제약 없이 지분을 팔 가능성이 높다.

FI측도 이 같은 오버행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해 자금 회수 전략을 짠다는 계획이다. 특정 시점에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가가 출렁이게 되고 결국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FI 관계자는 "신사업 재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대호에이엘의 잠재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오버행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게 효과적으로 회수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버행 리스크와 별개로 최대주주 측은 신주 발행에 따른 지배력 희석이 우려되는 만큼 안전장치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호에이엘 최대주주는 대호하이텍으로 지분율이 19.48% 수준이다. 하지만 당장 올해 유증 거래가 완료되면 발행 주식수가 33.8%나 늘어나게 돼 지배력이 14.5%까지 희석된다. 여기에 내년 CB 전환권이 모두 행사되면 지분율이 12%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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