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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아이콘트롤스의 주식 정리···순환출자 고리 해소 [지배구조 분석]정몽규 회장 개인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참여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10 07:53:3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전환 후 남아있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분율 규제는 대부분 해소한 가운데 핵심 과제였던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을 마무리했다. 기한이 오는 5월까지였지만, 4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잔금을 치뤄야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작업부터 마무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룹 자금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총동원돼 있다 보니 정공법을 택하지는 못했다. 대신 정몽규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활용했다.

◇5월 기한 앞두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 마무리

HDC아이콘트롤스는 7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HDC㈜ 106만4130주(지분율 1.78%)를 팔았다. 매각 단가는 1주당 1만450원으로 총 111억원 가량 된다. 거래 상대방은 엠엔큐투자파트너스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120억원 수준의 처분 손실을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말 기준 해당 지분의 장부가격은 234억원이다.

이와 함께 HDC아이콘트롤스는 보유 중이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148만6868주(지분율 3.38%)를 지주사인 HDC㈜에 전량 넘겼다. 거래금액은 324억원이다. 1주당 2만18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2건 거래는 모두 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진행됐다. 주당 가격은 이날(7일) 종가 기준으로 책정됐다.

이번 거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앞서 HDC그룹은 현대산업개발을 인적분할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설하고, 분할 후 존속회사인 HDC㈜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변모하면서 HDC그룹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했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으로 △지분율 규제(상장 자회사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 40% 이상 보유) △부채비율 200% 이하 △금융 계열사 지배 금지 등이다.

작년말까지 HDC그룹은 차례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해나갔다. 현대아이파크몰이 보유하고 있는 HDC신라면세점 지분을 비롯해 아이서비스㈜가 보유한 현대아이파크몰 지분 5.5%, 현대EP 지분 2% 등을 정리했다. 사실 지분율 규제보다 시급한 과제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였다. 현대산업개발의 순환출자의 핵심 계열사는 HDC아이콘트롤스다.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보유하면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우선 HDC㈜는 작년 4월 HDC아이콘트롤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복잡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상당부분 단순화했다. HDC현대EP 등 계열사 세곳이 보유하고 있던 HDC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그리고 이번 거래를 통해 'HDC㈜→HDC아이콘트롤스→HDC㈜'로 이어지는 출자고리가 해소했다.

보유지분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편입일인 지난해 5월 15일로부터 1년 이내 매각해야 한다. 4월까지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을 감안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서둘러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엔 정공법을 택하지 않았다. 지배구조상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지분을 사들이거나 HDC가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재무부담 탓에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끌어들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를 지원키로 하면서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HDC는 HDC현대산업개발 증자에 참여 1500억원 가량을 지원키로 했다. 이는 작년말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의 2232억원의 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HDC그룹은 이번 순환출자 고리 문제를 해소했지만, 아직 완전히 행위제한 규정을 충족한 것은 아니다. 이밖에도 지주사의 자회사 행위제한 요건 중 하나로 자회사의 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지분 소유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HDC아이콘트롤스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3.38%), HDC영창(6.40%), 부동산114(25%) 등의 지분을 자회사 편입일로부터 2년 이내 해소해야 한다.
HDC그룹 지배구조도

◇지배구조 개편 '엠엔큐투자파트너스' 눈길

HDC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우군으로 참여한 엠엔큐투자파트너스로 관심이 모아진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도 사실 HDC그룹 계열사나 다름없다. 정몽규 회장의 개인회사로 2017년 10월 설립한 투자회사다. 설립 때부터 정 회장이 직접 등기이사직을 맡아오다 작년부터 정 회장의 부인 김줄리앤 씨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해 두고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사업 목적에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제반 사업 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육성하는 사업' 등 지주사업을 적시해놨다.

이후 HDC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적잖이 관여했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HDC아이서비스 지분 15만주(지분율 10.61%)와 HDC아이앤콘스의 6만주(지분율 4.79%)를 190억원 가량에 매입했다. 지분 매입 시기는 지주사 전환이 공식화되기 이전인 2017년 10월에 이뤄졌다. 사실상 사전 정지작업이었던 셈이다. HDC아이서비스와 HDC아이앤콘스는 HDC아이콘트롤스와 마찬가지로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연결고리였다.

이후 잠잠하다가 이번에 HDC㈜ 지분을 인수하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시장에선 향후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회장은 슬하에 준선, 원선, 운선 씨 3남을 두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려 경영 참여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지난해 HDC㈜의 지분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차츰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간 대기업집단과 중견기업에서는 후계 승계의 수단으로 알짜 계열사를 키우는 방법을 써왔다. 직접 지분을 확보하기엔 출혈이 크다보니 2세가 보유하고 있는 알짜 계열사를 성장시킨 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과 합병해 지배력을 높이는 방법을 흔히 사용했다. HDC그룹의 경우엔 엠엔큐투자파트너를 굳이 다른 곳과 합병하지 않더라도 3남의 승계재원을 마련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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