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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하는 반도체 중견기업]'HF→HSN' 솔브레인, 새 에천트에 쏠린 눈③2016년 솔브레인라사 설립, 고순도 인산 단독생산…V낸드 적층 효율 커

조영갑 기자공개 2020-02-11 11:21:21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업황의 전망은 밝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소재 국산화 수혜주의 선전, 5G시대 본격 개막, 설비확장 투자 등 우호적인 시그널이 잇따라 커진 탓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업체의 굴기와 가격경쟁의 심화,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더벨은 반도체 산업의 최전선에서 사업환경의 변화상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중견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효율의 핵심은 고집적, 고적층이다. 5G, AI 및 VR 등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디바이스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되 내부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메모리 성능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의 효율과 수율을 결정짓는 고선택비 식각액(에천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표적인 에칭제 제조업체인 솔브레인에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솔브레인의 현재 주력제품은 반도체 제조 공정상 사용되는 공정용 화학재료인 HF(Hydrofluoric Acid), BOE(Buffered Oxide Etchant) 등이다. 반도체 산화막 식각과 세정에 사용되는 화학액이다. 특히 불화수소산인 HF는 지난해 중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재' 국면에서 대체재로 부각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솔브레인의 2019년 매출액은 1조를 돌파할 전망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2019년 솔브레인의 총 매출액은 1조327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825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17.7%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매출액 비중이 크다. 2019년말 기준 반도체 부문 추정 매출액은 59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57%를 차지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3285억원(32%), 이차전지 부문은 797억원(8%) 수준이다. 이 중 반도체 식각과 관련된 추정 매출액은 5091억원으로 반도체 사업부문의 86.2%, 총 매출액의 49%를 차지한다. HF, BOE 등 에칭제로만 매출액의 절반을 벌어들인 셈이다.

업계에선 이른바 반도체 적층의 단수가 늘어날수록 에칭(식각) 기술이 고도화 되는 만큼 에칭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점유하고 있는 솔브레인의 가치가 더 커질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핵심은 이른바 HSN(High selective Nitride Etchant·고선택비 인산계 에천트)다. HSN은 반도체 식각 과정에서 Nitride(질화막)만 선택적으로 식각해 식각의 효율을 올려준다. 주로 적층의 구조가 높은 3D V낸드플래시에서 사용된다.

솔브레인은 2016년 HSN 생산을 전담할 자회사 '솔브레인라사'를 설립했다. 솔브레인 측이 설립 당시 30억원을 투자해 51%의 지분을 취득했다. 일본의 라사인더스트리(39%), 마루젠케미칼(10%)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당시 지분가치는 장부가액 기준으로 85억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 3분기 기준 101억원으로 뛰었다.

솔브레인라사는 HSN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독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솔브레인의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투자자(SI)다. 2017년 솔브레인라사는 설립 1년 만에 236억원의 매출액과 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435억원의 매출액, 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84%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7월 셀을 90층 이상 적층한 5세대 V낸드를 세계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19년 8월 PC SSD용 6세대 V낸드를 세계최초로 개발하면서 반도체 적층 단수를 100단 이상까지 올렸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적층할수록 용량이 커지는데, 두꺼워지는 만큼 에칭의 효율이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HSN의 진가가 드러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출신 한 전문가는 "인산자체는 매우 끈적끈적한 물질이라 에칭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적층 하단부까지 가지 못하고 굳을 수 있는데, 고선택비 인산은 한번에 흘러내려 에칭이 되기 때문에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2015년 48단에서 8년만에 2배로 적층속도를 올린 삼성전자 입장에서 필수적인 물질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비메모리 수요와 공급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긴 하지만 삼성이 V낸드 생산량을 확대하고, 솔브레인이 이에 맞춰 HSN를 독점공급한 이후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 역시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17년 142조원의 매출액과 35조원의 영업익을 올려 2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2018년 매출 166조원, 영업익 45조원을 기록해 27.1%의 이익률을 보였다.

이에 솔브레인 측에 HSN 독점공급과 생산효율에 대한 질문을 했으나 회사 측은 "HSN은 현재 2D낸드 제품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3D V낸드플래시 식각과정에서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서 "(독점공급 관련해)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국내 (일부)반도체 업체에 납품되고 있지만 공개된 사항 외에는 밝힐 수 없고 자세한 내용은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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