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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한진칼, 3자연대 주주 제안 맞설 전략은조원태 재선임 안건 집중, 신규 사외이사 추천 안할듯…주주제안 부결 작전?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11 10:42:5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데 이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주총 관련 안건 및 주주친화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이사회는 먼저 3자연대(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의 주주제안을 받은 이후 열릴 예정이다. 한진칼 정기 주총 예상일(3월 24일)을 감안할 때 주주제안 마감 시한은 오는 13일이다.

한진칼은 소액주주 및 기타주주 표심을 잡기 위해 배당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KCGI 측에서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도 관심이다. 신규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사를 내세우기보다는 3자연대가 추천한 인물의 이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되는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10일 "앞서 7일 열린 이사회 안건은 경영 및 지배구조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조만간 주총 관련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일정은 미정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KCGI 등에서 제출할 주주제안을 받아본 이후 이사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주총 관련 이사회에서는 통상적으로 △재무제표 승인 △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 △결산 배당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논의된다. 한진칼은 소액주주 표심을 잡기 위해 배당금 규모를 이전보다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관계자는 "한진칼이 지난해 이익을 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19년 결산배당을 실시한다고 보는게 맞지 않겠느냐"면서 "배당과 함께 여타 주주친화책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이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사외이사 1명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 재선임 안건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3자연대 측에서 제안하는 신규 선임 안건 부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수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게 현 경영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3자연대 측은 이번에 최소 사외이사 1명과 사내이사 2명 선임 안건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 정관을 고려하면 현 사외이사 4명 유지 시 사내이사 선임 역시 4명까지 가능하다.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임기가 만료되는 이를 대신할 인물을 채워야 한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KCGI가 주주제안 한 감사인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신규로 선임하는 안건은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한진칼은 올해도 주주제안 안건을 부결시키는 작전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유효 표를 획득하지 못하면 안건은 부결된다.

지난해말 기준 KCGI의 한진칼 지분은 17.29%로 2대 주주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반도건설(8.29%)과 손 잡으며 공동지분율이 32.06%로 껑충 뛰었다. 조 전 부사장이 빠진 조 회장 일가 지분 22.45%다. 델타항공(10%)과 카카오(1%) 대한항공 사우회(3.8% 추정) 등의 우호지분을 합치면 37.25%로, 3자연대보다 5.27%포인트 우위에 서게된다.

관건은 소액 및 기타주주가 조 회장과 3자연대 가운데 누구 편에 서느냐로 좁혀진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 재선임 안건에서 상당수 소액주주는 KCGI와 뜻을 같이했다. 석 대표는 당시 투표에서 찬성 65.46%, 반대 34.54%로 재임에 성공했다. 참여지분율 기준으로 보면 찬성한 지분이 50.52%, 반대한 지분이 26.66%다. 반대의사를 표시한 KCGI 지분 이외 약 15% 이상의 지분이 석 대표 재선임에 반대한 것이다. 상당수 소액주주 지분이 KCGI와 뜻을 같이한 셈이다.

다만 석 대표 재연임에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이 올해도 KCGI 편에 설지는 알 수 없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는 KCGI가 재벌 개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정의의 사도'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KCGI가 본인들이 비판해 온 오너일가(조현아 전 부사장)와 손을 잡으면서 사모펀드로서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한진칼 주총 구도는 '조원태 vs 조현아' 구도로 좁혀졌다"면서 "KCGI와 조현아가 손을 잡으면서 기존에 내세웠던 대외명분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지난해 KCGI 편에 섰던 소액주주들이 이번 주총에서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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